우울증이었던 라흐마니노프가 다시 일어선 계기

예술가의 이야기

by 레몬푸딩

1897년, 젊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는 생애 첫 교향곡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러나 초연의 결과는 참담했다.


지휘자는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고, 오케스트라는 불안정했으며, 음악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공연이 끝난 뒤 객석은 냉담했고, 평론가들은 가혹한 혹평을 퍼부었다. 어떤 이는 “지옥의 소리를 들은 것 같다”고까지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날 이후 라흐마니노프는 완전히 무너졌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더 이상 작곡을 할 수 없다.”


그 말 그대로, 그는 약 3년 동안 단 한 줄의 악보도 쓰지 못했다. 깊은 우울증과 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며, 음악가로서의 자신을 포기하려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때, 그의 인생을 바꾼 한 사람이 나타난다.
의사이자 최면 치료사였던 니콜라이 달 박사였다.


달 박사는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한 인물이었고, 라흐마니노프의 고통을 단순한 실패가 아닌 ‘마음의 상처’로 보았다. 그는 매일같이 라흐마니노프에게 최면 치료를 하며 같은 말을 반복해서 들려주었다고 한다.


“당신은 다시 작곡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훌륭한 곡을 쓸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 음악을 사랑하게 될 거예요.”


이 조용하지만 끈질긴 긍정의 암시는, 라흐마니노프의 마음속 깊은 어둠을 조금씩 녹여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다시 피아노 앞에 앉게 된다. 두려움 속에서, 그러나 이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새로운 음악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피아노 협주곡 2번이다.


곡은 발표와 동시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라흐마니노프는 단숨에 재기했다. 그는 이 작품을 “나를 구해준 사람에게”라며 니콜라이 달 박사에게 헌정했다.
절망의 바닥에서 태어난 음악.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을 통해 다시 일어섰고, 이후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부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