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타일 공연이 가능했던 조지 거슈윈

예술가의 작품집

by 레몬푸딩

1924년, 조지 거슈윈이 발표한 랩소디 인 블루는 오늘날까지도 가장 사랑받는 미국 음악 가운데 하나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사용되며, ‘미국적 사운드’를 상징하는 곡으로 자리 잡았다.


이 작품에는 꽤 흥미로운 탄생 비화가 숨어 있다.
단순히 ‘보기에 재즈풍 클래식 곡’이라고 부르기에는, 이 음악이 담고 있는 결이 훨씬 더 특별하기 때문이다. 이 곡은 당시 미국, 특히 뉴욕이라는 도시의 에너지 자체를 음악으로 옮긴 작품에 가깝다.


곡의 시작은 한 부탁에서 비롯됐다.
뉴욕의 음악 프로듀서였던 폴 화이트먼이 거슈윈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재즈의 느낌과 클래식의 형식을 섞은 새로운 곡을 써보지 않겠나?”


거슈윈은 원래 정통 클래식 피아노 교육을 받은 사람이었지만, 뉴욕에서 재즈를 접하며 강한 충격과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이 곡에는 재즈 특유의 자유로운 리듬과 즉흥성, 그리고 클래식 음악의 구조적 탄탄함이 동시에 공존한다.


특히 유명한 일화는 초연 당시의 상황이다.
1924년 2월 12일, 뉴욕의 Aeolian Hall에서 열린 초연에서 거슈윈은 곡의 상당 부분을 즉흥적으로 연주했다. 사실 악보조차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고,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는 연주를 따라가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전해진다.


그럼에도 청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오히려 그 즉흥성과 생생한 에너지 덕분에, 공연장은 전례 없는 열기로 가득 찼다. 이 첫 연주는 정교한 클래식 연주라기보다, 하나의 거대한 ‘즉흥 공연’에 가까웠다.


곡의 도입부에서 들리는 클라리넷의 미끄러지듯 올라가는 글리산도는 특히 유명하다. 많은 이들이 이 소리를 두고
‘뉴욕의 아침’을 표현한 음악이라고 말한다.
도시에 햇살이 쏟아지고, 거리의 소음과 활기가 서서히 깨어나는 장면을 그대로 소리로 옮긴 듯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