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 욕심이 있던 하이든

예술가의 작품집

by 레몬푸딩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은 음악사에서 ‘유머 감각이 가장 뛰어난 작곡가’로 자주 언급된다.
그의 재치와 인간적인 따뜻함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이야기가 바로 **교향곡 45번 〈고별(Farewell)〉**에 얽힌 일화다.


당시 하이든은 헝가리의 명문 귀족이었던 니콜라우스 에스테르하지 후작의 궁정악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여름이 되면 악단은 후작의 시골 별장에서 장기간 머물며 연주해야 했는데, 문제는 그 기간이 너무 길었다는 점이었다. 연주자들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점점 지쳐갔고, 모두가 간절히 집으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후작은 별장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고, 귀환 일정은 계속 미뤄졌다. 연주자들의 처지를 잘 알고 있던 하이든은, 후작에게 직접 항의하거나 부탁하는 대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음악—으로 메시지를 전하기로 한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바로 **교향곡 45번 ‘고별’**이다.


이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은 매우 특별하다. 연주가 진행될수록 악보에는 연주자들이 하나둘씩 연주를 멈추고, 촛불을 끈 뒤 무대를 떠나라는 지시가 적혀 있다. 음악이 흐를수록 무대는 점점 어두워지고, 연주자 수는 줄어든다. 마지막에는 바이올린 두 대만 남아, 거의 속삭이듯 조용히 곡을 마무리한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후작은 서서히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연주자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모습은 말 그대로 “우리 모두 집에 가고 싶습니다”라는 음악적 메시지였던 것이다. 후작은 웃음을 터뜨리며
“모두가 그렇게 돌아가고 싶은 모양이군.”
이라고 말했고, 곧바로 악단의 귀환을 허락했다고 전해진다.


이 일화는 하이든 특유의 품위 있는 유머와 인간적인 배려를 잘 보여준다. 날카로운 말 대신 음악으로 마음을 전했고, 갈등 대신 웃음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더욱 따뜻하게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