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작품집
안토닌 드보르자크가 기차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는, 그의 지인들이 남긴 기록만 살펴보아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만 나면 역 근처나 철길 주변으로 산책을 나갔고, 멀리서 기차 소리가 들려오면 대화를 멈춘 채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그러고는
“방금 지나간 건 어느 노선의 몇 시 열차야.”
하고 정확히 맞혀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곤 했다.
특히 유명한 일화가 하나 있다.
외출 중에도 그는 주머니에서 접힌 열차 시간표를 꺼내 들여다보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진지해 동료들은 반쯤 농담으로
“철도 애호가라기보다 철도 연구가”
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기차에 대한 애정은 자연스럽게 그의 음악적 성향으로 이어졌다.
드보르자크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특징—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리듬이 주는 안정감,
기계적이지 않고 ‘살아 있는 움직임’처럼 느껴지는 유연한 박동, 그리고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꾸준한 추진력—
이 모든 요소는 기관차의 고른 바퀴 굴림을 떠올리게 한다.
그의 음악이 지닌 건강한 생동감과 전원적인 활력은 단지 자연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철도와 일상의 리듬을 몸으로 느끼며 살아온 경험에서도 자라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 자주 언급되는 곡이 바로 교향곡 6번이다.
이 교향곡에서 드보르자크는 자연과 일상의 리듬을 놀라울 만큼 흡수력 있게 음악으로 풀어낸다.
1악장에서는 규칙적이면서도 따뜻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진행감이 느껴지고,
3악장에서는 보헤미아 특유의 춤곡 리듬이 생기 있게 뛰어오른다.
전체를 관통하는 분위기는 꾸밈없고 명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