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바흐의 커피 사랑

예술가의 작품집

by 레몬푸딩

‘서양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그런데 이 위엄 있는 거장이 커피를 무척 사랑했다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8세기 초, 커피는 유럽 전역에서 빠르게 유행하던 신문물이었다.
라이프치히의 커피하우스들은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음악과 토론, 사교가 어우러지는 활기찬 문화의 중심지였다.
바흐 역시 이 커피하우스 문화와 커피가 주는 각성의 기운을 즐겼던 인물로 전해진다.


이 사실을 가장 유쾌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커피 칸타타
(〈Schweigt stille, plaudert nicht〉)다.


이 곡은 바흐가 1732년에서 1735년 사이에 작곡한 짧은 세속 칸타타로,
종교음악의 거장이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내용은 놀라울 만큼 가볍고 재치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커피를 향한 노골적인 사랑 선언이다.


줄거리도 명확하다.
아버지는 딸에게
“커피 좀 그만 마셔라!”라며 잔소리를 퍼붓지만,
딸은 단호하게 말한다.
커피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고.
심지어 결혼 조건으로
“커피 마시는 걸 허락해 줄 남자일 것”을 내세울 정도다.


이 설정 자체가 당시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비튼 풍자였다.
커피가 지나치게 유행하자
“건강에 해롭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많았는데,
바흐는 이를 무겁게 반박하는 대신
웃음과 음악으로 받아친 셈이다.


〈커피 칸타타〉는
바흐가 커피를 단순히 좋아했다는 사실을 넘어,
그가 시대의 유행과 일상을 얼마나 예리하게 관찰했고,
또 얼마나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