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을 별로 안좋아했던 드뷔시

예술가의 이야기

by 레몬푸딩

드뷔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곡,
〈달빛(Clair de Lune)〉.
대표곡이라 불릴 만큼, 너무나 널리 사랑받는 작품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정작 클로드 드뷔시 자신은
이 곡에 대해 그다지 애착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초기 스케치를 보면 지금 우리가 아는 모습과는 상당히 달랐다.
화려한 장식, 빠른 패시지, 복잡한 화성—
오히려 인상주의보다는 낭만파의 테크니컬한 피아노 작품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드뷔시는 이 곡을 몇 년에 걸쳐 계속 고쳤다.
여기서 덜어내고, 저기서 지우고, 또 줄였다.
그 과정에서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감각이
끝까지 그를 놓아주지 않았던 듯하다.


그렇게 다듬고 또 다듬은 끝에,
결국 남은 것은 화려함을 모두 걷어낸
조용하고 은은한, 달빛 같은 소리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드뷔시는 이 곡에 대해
“이건… 내 색깔이 아니야”라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그가 스스로 더 자랑스러워했던 작품들은
보다 실험적이고 색채감이 강한 음악들이었다.


예컨대 목신의 오후 전주곡이나
바다 같은 작품들 말이다.
그는 이런 곡들에서야말로 자신의 진짜 언어가 드러난다고 느꼈다.


그 결과,
본인은 가장 애착이 적었던 곡이
대중에게는 가장 널리 사랑받는 대표작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