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같은 일을 하며 직원, 고객들과 신뢰를 쌓는 방법은 무얼까?
오늘은 약간 개인적인 이야기와 함께 피부과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 근무했던 저는 2008년 초, 저는 압구정역에서 '연세엘레강스클리닉'을 개원합니다.
그 뒤로 의원명과 위치가 변경된 적은 있지만, 17년간 계속 강남에서 피부과 진료-주로 리프팅, 레이저, 보톡스와 필러-를 계속해오고 있고, 최근까지도 그 당시 2008~2010년 즈음 엘레강스클리닉을 다니던 고객들이 종종 다시 찾아오십니다. 너무나 고마운 일이죠.
17년간 해왔던 진료 내용, 즉 하는 일도 바뀐 것들도 많지만 17년간 계속해오는 것도 많습니다. 보톡스, 필러, 프락셀제나, 토닝 등은 2008년 당시에도 매우 인기 있고 매일같이 했던 시술들입니다.
# 진료를 하거나 비즈니스를 할 때에도 철학이 필요한가요?
'철학'이라고 하면 우리는 사주팔자, 운명철학이나 아니면 소위 나이 든 '꼰대'라 불리는 분들이 말하는 '개똥철학'(?)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철학이 의사일을 하건 다른 어떤 분야의 일을 하건 가장 중요한 것들 중에 하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다른 원장님이 고객을 '낚는다'라는 표현을 하거나 고객의 외모를 가지고 말하는 것을 보고 조금 화를 내고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때 한 말은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원장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면 다른 직원들은 고객을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그리고 입장 바꿔서 그런 생각을 하는 사장이나 원장이 있는 밥집, 병의원을 당신은 갈 수 있겠나요?"
이 생각은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생각이 아니라 예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항상 하고 있는 생각입니다. 물론 모든 비즈니스가 고객이 내원하여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고, 그중 일부는 비즈니스의 '수익'으로 남지만 그게 비즈니스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의사나 의료업이 봉사정신이나 희생정신으로 하고 수익을 최소한만 남겨야 하는 분야라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자유주의자니까요.
하지만 매일매일, 고객 한 명 한 명이 오시더라도 저는 이 사람이 얼마나 시간을 내서 전화나 인터넷으로 우리 병의원에 어렵게 예약을 잡고, 버스나 전철이나 자동차를 타고 밀리는 길을 뚫고 시간을 내서, 와서도 대기실에서 대기를 길게 하는 경우도 많고 소중한 본인의 돈으로 서비스를 받는데 나 또한 최선을 다 해서 고객의 돈과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매일매일 합니다. 정말입니다.
참고로 저는 종교가 없습니다. 칼뱅주의 프로테스탄트들이 약간 비슷한 직업윤리를 가지거나 하는 내용은 본 적이 있긴 하지만, 저는 물론 그런 종교나 신은 전혀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이 없더라도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자세를 가지고 특히 직업을, 비즈니스를 가진 사람이 성실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자존심이기도 하고, 그것들이 모여야 좋은 사회,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을 철학이라고 한다면 '철학'이겠고 이런 것은 물론 철학자가 아니라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 때문에, 아니면 법규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것은 종교나 법이 아니고 철학의 영역입니다.
신이 없더라도, 설령 내가 설렁설렁한다고 나를 벌주는 법규나 상사가 없다 하더라도 일은 소중한 것이고 누구든 언제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와,
하루하루 설렁설렁 대충 보내고 남에게 들키지 않으면 적당히 마무리만 하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있다고 합시다.
우리는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을까요?
#엉덩이가 무거워야 좋은 의사가 된다?
"엉덩이가 무거워야 좋은 의사가 됩니다"
제가 새로 오시는 부원장님들께 꼭 드리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정말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 보톡스, 필러, 리프팅, 레이저 등-은 일종의 '손기술'이 필요한 영역이고, 실제로 의사들마다 그런 손기술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말로 어떤 원장님은 어리고 경험도 없는데, 금방 능숙하고 훌륭하게 필러나 리프팅 시술도 잘 해내고, 어떤 원장님은 성형외과나 피부과 전문의를 따고 몇 년을 일했는데도, 간단한 주사시술도 불안 불안하게 하는 분들이 분명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17년간 수많은 원장님들을 보고 또 함께 일하면서 알게 된 점은, 빠른 손기술은 얼마 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손기술, 즉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예컨대 레이저토닝이나 리프팅 시술을 할 때 정해진 샷수나 시간, 방법을 지키지 않고 빠르게 마무리하거나 꼼꼼히 하려는 자세가 없는 의사는 금방 고객의 신뢰를 잃고 안 좋은 평이 나옵니다. 이럴 경우 직원들의 신뢰도 잃고 직원들이 먼저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게 됩니다.
하지만 처음에 손기술이 서툴고, '저 선생님은 정말 러닝커브(학습곡선, 배우는 속도)가 느리고 서툴다'라는 생각이 들던 의사도, 엉덩이가 무겁고- 즉, 고객에게 약속된 샷수나 시술방법을 꼼꼼히 지키려 하거나 오히려 더 해주려 하고 고객에게 좋은 결과를 꼭 내주고 싶다는 마음가짐이 있는 의사는 결국에는 많은 고객들이 칭찬을 하고 직원들도 사랑하는 의사가 됩니다. 정말입니다. 혹시 지금 당신의 시술이나 비즈니스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 본인의 손기술 탓인지, 엉덩이 탓인지 잘 생각해 보세요.
#직원들이 비즈니스의 가장 큰 자산이다.
제가 병의원일을 계속 '비즈니스', '비즈니스'라고 하니까 '돈벌이'로 생각한다고 거부감을 가지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자유주의와 비즈니스의 관점이 선진국 반열에서 가장 부족한 편인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의료서비스가 가장 훌륭한 '비즈니스'가 될 수 있으며 꼭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암치료이든, 리프팅과 레이저 시술이든, 좋은 상품을 개발하여 좋은 가격에 고객에게 판매한 병의원은 더욱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중입자 치료기이든 새로운 리프팅레이저든 새로운 장비와 설비와 직원에 투자하여 다른 병의원이 하지 못하는 더 뛰어난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못하면 그 병의원도 도태하고 모든 기업들이 그런다면 우리나라는 후진국으로 흘러가겠죠. 때문에 좋은 비즈니스란 의료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꼭 필요하고, 좋은 것입니다. 정당하게 번 돈이 대우받는 사회가 좋은 사회지, '청빈'이라는 환상을 가진 사회는 더욱 가난해지고 구성원이 서로를 헐뜯게 될 뿐입니다.
비즈니스에 대해 중요한 생각 중 하나는 '직원이 최고의 자산이다'라는 점입니다.
'Company'란 단어는 '함께(Com) 빵(Pane)을 먹는다'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기업이란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비범한 일을 해내는 곳이다.
결국 비즈니스는, 기업이란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열명이, 백 명이 또는 수천수만 명이 모여서 해내는 매우 신비로운 곳입니다. 비즈니스의 핵심은 구성원입니다. 병의원도 마찬가지인데요, 개원 초반에는 미처 직원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이 기억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하루 시간 중 가족보다 더 오래 함께 지내는 직원들, 나 혼자 할 수 없는 일들을 모두가 모여 멋지게 만들어내는 직원들이 소중하다고 느끼고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즐겁게, 무엇보다 '일의 보람'을 느끼며 일하게 될까를 고민합니다.
17년간 일을 하다 보니, 우리 병의원이 인생 첫 직장인 20살 즈음에 들어와서 결혼할 때까지도 일하는 직원, 아이를 낳고 다시 복직하여 함께 나이 들어가는 모습도 보는 직원처럼 다양한 직원들의 삶을 바라보다 보면 직장이란 곳이 중요한 곳이며 사회라는 큰 모임의 출발점이자 직장이 좋은 곳이어야 사회도 좋은 곳이 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좋은 직원들이 더 오랜 기간 다닐 수 있는 병의원이라면 그곳은 분명 실력도 결과도 좋은 병의원일 것입니다.
#17년간의 성공적인 진료가 앞으로의 성공을 보장하진 않지만, 나는 나의 일을 사랑한다.
엘레강스클리닉에서부터 현재 W클리닉까지 17년간 강남에서 피부과 진료-리프팅, 레이저, 보톡스 필러-를 수도 없이 해오면서 경제적으로도 만족하고, 하는 일에도 만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성공'의 기준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저는 저의 기준으로 말한다면,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일상생활이 행복한가?'
를 행복의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제 기준으로 저는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입니다. 자산이나 사회적 지위를 성공의 기준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 포브스지가 2007년 선정한 세계 100대 기업 중 10년 뒤에 그 리스트에 남아있는 기업은 반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파산한 기업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이나 100년 넘는 역사의 기업도 어느 날 갑자기 망해버릴지 모르는 것이 오늘입니다.
그렇다면 병의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17년이 아니라 170년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왔다 하더라도.
매일매일을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까? 고민해야 합니다.
기억에 남는 부원장님 중 한 분이 있습니다. 그분은 제가 보아왔던 부원장님 중에서 가장 성실하고, 고객이나 직원들에게 가장 좋은 평가를 받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은 근무한 지 3년이 넘었을 때에도 제가 리프팅이나 필러 등을 시술할 때 참관을 하러 들어오셨습니다. 이미 충분히 모든 시술을 제일 잘하시는데도 말입니다.
저도 그 선생님을 본받고 싶습니다.
17년간 저희 병의원에 오시고, 우리의 실력을 믿는 고객이 있더라도 '더 나은 시술방법이나, 새로운 시술법이 없을까?' 매일매일 고민해야 합니다.
어제는 정답이었지만 오늘은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도그마에 빠져 있으면 사회나 비즈니스의 새로운 흐름을 놓치기 쉽습니다. 항상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과 배움에 배고픈 학생 같은 마음으로, 내가 아는 방법이 정답이 아니지 않을까? 이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새로운 레이저나 장비가 더 좋은 결과를 내지는 않을까?
고민하고 공부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