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우리이야기_ 열셋)
머리에 빈 곳이라니
조금 좋지 않을 글 같기도 하겠어.
다른 사람으로부터 머리 빈 거 같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면 대부분 기분이 안 좋을지도 몰라.
그러나 그런 좋지 않을 걸 글로 표현하려는 게 아냐.
머리를 집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너도 나도 밖에 나갔다 다시 돌아가는 곳이 집이겠지.
집에서 주로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일하는 곳이든 어디든 나갔다가 집에 오면 쉴 거야.
집에서 밥을 먹을 때나
주전부리할 때 부엌에서 요리하고
냉장고에서 먹거리 등 꺼낼 거야.
잠을 자려고 한다면
침대가 있는 방에 들어가 쉬지.
집 안은 가득 찬 곳이 아니야.
우리가 먹고 잠드는 곳으로
움직이면서 머무는 곳이지.
머리에 있는 뇌도
우리가 움직이며 머무는 곳으로
무언가로 가득 찬 곳이 아니야.
우리가 생각하는 거뿐만 아니라
몸이 살아 움직이는데
필요한 수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열려 있는 곳이
뇌라고 할 수 있어.
지금 글을 읽는 순간 너는 생각한 대로
손으로 화면을 움직이고 있겠고
눈으로 화면을 보며 글을 읽고 있겠지.
그런 순간에도 몸의 다른 부분들은
스스로 살아 있도록 필요한 모든 걸
뇌가 알아서 움직이게 하고 있지.
너에게 온갖 생각할 거리나
뇌에 힘들 거리가 가득 차 있다면
몸은 아프고 움직이기 어려울 거야.
머리에 빈 곳이 있어야 한다는 건,
실제 뇌가 멍 때려야 뇌 스스로 하는 일들
잘할 수 있다는 거기도 해.
뇌에게 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여유를 주는 거지.
그리고 지금 글을 읽는 너의 생각에
무언가 자리할 수 있도록 해 줘.
만약 너의 머릿속에 뭔가 꽉 찬 거 같다면
다른 무엇을 생각하며 움직일 수 없을 거야.
우리 머리에 빈 곳이 있어야
무언가 가져다 놓기도 하고
다시 꺼낼 수도 있어.
"머리에 뭐든 꽉 채우려고 하지 마."
"널 움직일 수 있게 생각할 곳을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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