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보다 인맥, 우리 이야기)
한국에 작가라는
사람이 있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운영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있는데
작가라는 사람이 선정되었지.
그 작가라는 사람은
그다음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운영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도 선정되었지.
그 작가라는 사람은
다른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도 또 선정되었어.
그 작가라는 사람이
그렇게 세 군데만 선정되었을까.
아니야.
자랑스럽게도
어디든 대부분 선정되었어.
정확히 한국에서만.
이 작가만 그런 게 아니야.
다른 작가도 여기서도 선정되었고
저기서도 선정되었지.
여기서 몇 가지 한국미술계의 사실을 알 수 있어.
한 작가가 한국미술계 내 어디든
돌고 돌 수 있다는 거와
한 작가의 작품이 얼마나 다양할지 몰라도
한국미술계 어디든 똑같은 관점으로
똑같은 작가를 선정한다는 거야.
막상 그렇게 한국미술계에 돌고 도는
작가의 작품을 보면 어떨 거 같아.
정말 어디서든 선정될만한 작품일까.
한국에서 벗어나면 찾아주긴 할까 몰라.
가끔 세계 어디서든 선정되어
돌아다니는 세계적인 작가가 있긴 해.
정말 몇 명 안 돼.
한국에 잠깐 있다 나가고
한국에 없어.
한국미술계에서 돌고 도는 작가는
대부분 한국미술계에서만 돌고 돌아.
왜냐하면 작품이 어떠하든
한국미술계에 있는 미술관,
어느 전시장소이든
거기에서 자리하며 작가를 심사한다는 사람들,
큐레이터나 디렉터가 그 작가와
관계있기 때문이야.
진짜 작품이 대단하다면
세계적으로 돌고 돌겠지.
한국에 있겠어.
안타깝지만
한국미술계는 인맥이야.
한국에 있는 미술관과 이어진 전시들 보면
똑같은 작가가 얼마나 반복되며
등장하는지 몰라.
전시기획은 정말 하찮지.
한국미술계에서 기획한 전시는
진부하고도 창피해.
세계미술계를 모르고
그런 전시 처음 본 사람들만 달리 볼 수 있을 정도지.
그런 전시에 자주 등장하는 작가들이 있다는 거야.
한국에 다양하게 선정될만한 작가가 없을까.
한국에 정말 대단할 작품을 표현한 작가가 없을까.
왜 똑같은 작가들이 돌고 도는 거야.
세계적인 미술관, 갤러리 그리고
아트페어가 한국미술계에 들어왔으니
자기들 이익만 챙기면 좀 그러니
한국작가도 챙긴다면서
한국에 누가 있는지 보는데
한국미술계에 있는 사람들이
자꾸 뻔한 한국작가들을
그들 눈 앞에 들이대.
별 거 아닌 한국작가들만
눈앞에 보이도록 하며
한국에 그들이 찾고자 한 작가를
보이지 않게 막는 셈이지.
스스로 찾게 놔두면 좋겠어.
재밌는 사실은 한국미술계에서도
한국을 대표할 작가를
찾을려고 해도 찾기 어려울 수밖에 없어.
왜냐하면 뻔히 자신에게 가깝다는 작가로
스스로 자신의 눈을 가리고
찾는 시늉이나 하고 있는데 어쩌겠어.
"다른 게 말하면 보는 눈이
보는 수준이 그 정도인 거야."
한국미술계의 구조부터
독창적이거나 세계적인 작가가
등장하기 어렵다는 거지.
여긴 그냥 똑같은 작가들 돌고 돌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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