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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 씨 Oct 09. 2023

끔찍한 한국 작가

(따라 하며 주워 먹기)


금방 충격이었어. 


이제는 앞서 누군가의 표현을 따라 작업한 

한국작가의 그림을 

똑같이 지금 따라 하는 한국작가가 있어. 

오마주라며 하는 짓인가.

차용이라며 하는 짓인가. 


무슨, 

머리 빈 소리겠지.


낙서미술이라는 작업으로 

유명한 바스키아나 키스해링 등  

따라 하는 한국작가가 

계속 많아지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따라 하는 한국작가의 그림을 

또 따라 하는 한국작가가 있단 말이지. 


세계적으로 알만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잖아. 

그 캐릭터들 베껴 낙서미술을 

그리는 한국작가 얼마나 많아.  


서로 똑같이 한국작가라 불리고  

똑같은 그림을 그리니 

그런 그림 찾는 사람은 

똑같은 그림 중 뭔가 다른 게 있겠지 하며 

찾는 재미도 있을지도 모르지. 


충격에서 끔찍하다고 생각하게 된 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표현된 낙서미술을 

갤러리든 어디든 찾고 전시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거야. 


베껴도 상관없다는 거지.

누가 베껴 그려도 상관없는 거야.

저렴하게 잘 팔리기만 하면 된다는 거지.


그리고 똑같이 그런 그림을 

찾는 사람도 있다는 거잖아.


그래, 여긴 한국이야. 

다 따라 그려도 되는 작가들, 

다 따라 전시하는 갤러리들, 

다 따라 찾는 컬렉터들, 

덕분에 한국미술이 좋아지고 있어. 


독창성, 고유할 생각으로부터 이어지는 표현, 

한국작가라면 불가능할걸. 

세계적이라는 나이 든 한국작가도 

세계미술을 따라한 한국사람이고 

그 안에 좀 다르다며 떠드는 한국작가야.


어떻게 그렇게 베낀 걸 당연하게 좋아할까 싶어. 

지금 한국미술, 다양하게 풍족해지는 게 맞나. 

캐릭터 그린 낙서미술뿐인가 

단색화라며 뭔 재료로 채우고 비우고 

명상적이라고, 치유하라는 표현적 말들, 

동물이든 뭐든 아기자기 귀엽게 표현한 것들,

다 생각도, 표현도 같아.

이들은 다른 나라 작가가 아니야. 


다 한국작가야.


다들 얼마나 갈까. 

몇몇 한국작가들은 

키아프 서울에 참여하고 

프리즈 서울을 가까이 겪으며 

생각이 많아졌다고 말은 하지. 


그래도 똑같은 그림 반복하고 있다면 

말 뿐인 거지. 

거대한 외국 아트페어부터 

거대한 외국 갤러리들 

한국에 자리하며 세계의 다양한 작품이 

바로 눈앞에 드러나는 지금 

한국작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예술에 진심일 

극소수의 한국작가만이 살아남겠지. 

그들은 자기생각과 자기표현이 있고 

강력할 거야. 


사실 세계적인 작품이라고 해도 

당연하게 강력하지 않아. 

뚜렷한 다름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고유성을 

인정해 주어서 그런 자리에 있는 거야. 

모든 작품이 좋다고만 할 수 없지.


하지만 그들의 비해 

한국작가는 상상력, 창의력 

결코 강하지 않아. 


머리가 빈 듯 

그저 베끼고 따라 하는 능력이 강한 거야. 

이거다 싶은 기회주의자 같기도 해.

이 작가를 키우자는 관계로 

자라는 한국작가지.


한국에,

아직 세계미술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눈 덕분에  

여전히 찾아주고 돈 좀 벌어지니 하는 짓, 

그런 작업이니 그런 한국작가라며 

살려고 하겠지. 


그렇다고 나쁘다 좋다 

그런 게 있다 하진 않겠어. 

모두 그냥 한국작가라고 봐. 


그런 예술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나라가 한국이라는 거야.

그렇게 따라 하는 사람들 

젊고, 예술을 시작한다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나라가 한국이야. 


지금 홍콩미술시장을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한국미술시장이 아니다 싶을 때 

외국 아트페어, 

외국 갤러리 등 아시아에서 다른 나라 찾을 거야.  

다시 세계적인 작품들 

여기서 가까이 볼 수 없을지도 몰라. 


한국작가들, 

그만 베끼고 생각하며 표현할 줄 알길 바래. 

그래야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한국미술을 보러 한국에 오지. 

세계에 있는 갤러리와 아트페어는 한국미술시장을 

보고 한국에 온 거야. 

한국작가가 표현한 작품 때문이 아니야. 


언제 어느 한국작가가 자신의 작품으로 

세계에 있는 그들을 한국에 오게 할 수 있을까.


이제는 너의 생각을 하고 

너의 표현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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