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보편적이란 말이 폭력이 아니라는 걸 처음 깨닫고 있는 요즘의 생각
나는 붕 떠있는 생각들과 느낌들로 모든 사소한 것들에 경외심을 가지고 나서 그것들의 초월적인 의미를 다시 깨닫고 보편적인 관념들로 회귀하게 되는 그 과정들을 경험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그 회귀의 과정이 당연한 것이었고, 옳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수많은 것들 중 사소한 예를 들어, 사랑을 논할 때 누군가가 누구를 과연 사랑했을까 라던지, 그때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류의 질문이 있다면, 그들을 꼼꼼히 생각하다가 결국엔 모든 게 사랑이라는 걸 깨닫고 보편적인 사랑 타령 노래들이 허무맹랑한 외침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물론 당연히 여기서 사랑은, 일반 연애 - 에로스적 사랑 등을 포함한, 초월한 인류애 같은 맥락이다.
처음 그 보편을 노래할 때 인류는 얼마나 충격적이었을까.
자기 눈 앞의 개인적 서사만을 보던 사람들이 모든 걸 아우르는 보편적 가치를 담아 이야기하고 있으니.
그것은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해줄 수 있는 위로가 아니라, 한 명이 모든 인류에게 해줄 수 있는 위로로 자리잡는다.
정말 멋지고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보편과 일반성의 함의는 원래 이것에 있을 것이다.
무식한 놈들이 사회적으로 통용하는 ‘모두가 다 그래. 그니까 너도 그래야 돼.’의 폭력이 아니라,
‘모두가 그럴 수 있어.’의 이야기.
그래서 개개인의 상황은 합리화되고 그 존재 자체가 근거와 의미를 가진다.
마치 종교처럼. 커다란 울타리가 생기는 듯한.
불안함을 잠재울 수 있는 초월적 존재. 이미 보편은 대상화 되어 내가 아닌 어떤 인생의 기준으로 서있다.
그래서 문장이 터무니 없이 긴 것도, 편하게 쓴 것도, 탈고 없이 날 것 그대로 쓴 것도 ‘그럴 수 있다’.
보편을 이렇게 가지고 와서 내 의도대로, 입맛대로 해석하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