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공정한 세상을 바란다면

《경제의 속살 3 불평등 편》_ 이완배

by 우주인

재미있다. 잘 읽힌다. 유익하다. 문장에 문어체와 구어체가 적당히 섞여서, 때로는 바로 눈앞에서 작가의 말을 듣는 듯, 그의 몸짓을 보는 듯싶다. 그래서 강연 현장에 있는 것처럼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경제의 속살 3 불평등 편》은 이완배의 《경제의 속살》 시리즈 네 권 중 한 권이다. 이완배는 국제경제학을 전공하고 사회부와 경제 담당 기자로 일하고 있다. 이 시리즈에서 그는 다양한 경제학 이론으로 세상을 파헤쳤고, 이 책에서는 경제적 불평등과 차별 등에 대해서 메스를 들이대고 그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한다. 여러 경제학, 심리학 이론을 인용해서, 우리 인간이 원래 가지고 있는 협동과 연대의 정신으로 그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총 6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불평등’이다. 각 개인의 능력과 상관없이 타고 나는 경제적 환경 등이 어떻게 영향을 미쳐서 심각한 불평등을 만드는지를 보여준다. 2부에서는 사회에서 조장되는 각종 차별과, 혐오 등을 분석하고 3부는 ‘노동’이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노동자들의 죽음과 그를 예방할 수 있는 경제학적 해법까지도 보여준다. 4부는 ‘협동과 공정’이다. 우리 사회의 각종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기도 한데, 협동, 관용, 공정을 어떻게 이루어낼지를 알 수 있다. 5부는 ‘검찰, 언론, 종교 개혁’이고 6부는 ‘통계와 숫자’이다. 어떻게 통계가 사실을 왜곡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부에 ‘자유한국당은 왜 광주 망언을 뭉개고 지나갔나?’라는 항목이 있다. 2019년에 일부 이름도 모르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5.18이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 운운하고, 나름 유명한 다른 의원들도 동조하거나 그들을 감싸거나 했다. 정말 궁금했었다. 왜 그런 말을 해대는지. 그런데 이제 알겠다. 당장의 작은 지지에 행복하고 그 대가는 나중에 치르니까 그런 거였다. 분명 그런 그들의 모습에 환호하고 지지하는 ‘부대’도 있으니까. 이것이 ‘지불분리의 오류’이다.(105쪽) 당장 받고 그에 대한 지불, 즉 대가는 나중에 치른다는 것이다. 최근의 그들 모습을 보면 한 가지가 더 있다. 나중의 대가도 안 치를 거라고 생각한다는 것. 요즘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온 나라가 난리가 났다. 그런데 그들이 나눈 일부 대화가 공개되었는데, 한 의원이 탄핵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욕을 많이 먹는다고 선배 의원에게 토로하자, 그 선배 의원이 괜찮다고, 자신도 예전에 같은 사태 때 탄핵 반대해서 엄청 욕먹었지만, 1년 후에 다시 표를 받아서 의원으로 당선되었다는 거다. 그러니 나중에도 대가를 치르기는커녕 바보 같은 국민들이 다 까먹고 또 표를 주니까 괜찮다고 무시하라는 거다. 정말이지 이런 취급을 받으면서 또 그들을 당선시켜야 하는지.

이 책의 후반부에는 밀그램의 복종실험이 나온다. 권위에 대한 복종이 어떤 일을 일으키는지 보여주는데, 평범한 사람도 권위에 복종하기 시작하면 살인까지도 저지르는 악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267쪽) 이 점은 한나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의 평범성’이라 부르며 잘 보여준 바 있다. 그러니 우리는 정치 지도자이든, 종교 지도자이든 한 개인의 권위에 복종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나의 눈으로 두루 살펴보고 나의 의지로 판단하려고 노력하면서 부당한 명령은 따르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는 재벌가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어마어마한 부를 누리는 사람도 있고, 싸구려 값이 매겨진 노동자라서 막을 수 있는 사고인데도 더 큰돈을 안 들이기 위해서 방치되는 안전사고로 계속 사망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차별과 불공정은 해결책이 있다. 우리가 협동과 연대를 통해서 개혁에 나선다면 말이다. 참된 공정 사회를 바란다면 용기를 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비교적 너와 내가 분명하다. 우리, 우리 편, 동지, 그리고 저들. 그 점이 상당히 아쉬웠다. 그로 인해 많은 객관적 사실들이 일부 독자들에게는 주관적 편견으로 읽힐까 염려스럽다. 이런 객관적이고 올바른 사실들이 널리 퍼지기 위해서는 좀 더 두루 포용할 수 있는 단어들이 선택되었으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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