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크의 IT이야기 Apr 10. 2020

입사를 축하합니다!

멘토와 멘티 그리고 신규 입사자를 위한 제도

본부장(이사)라고 하면 왠지 사원들과는 무언가 달라 보이지만, 실상을 놓고 보면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명의 회사원이랍니다. 중견 교육업계에서 월급쟁이 중 한 명인 IT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배웠던 다양한 조직운영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필자의 회사에서는 신규 입사자의 회사 적응을 위해 아래와 같은 제도들을 운영하고 있다.


신규 입사자 교육, 일주일간

필독서 읽기, 2권 2개월 이내

웰컴 키트 제공

멘토와 멘티제도, 3개월간 멘토 지원금 15만 원

각 부서별 마련된 신규 입사자를 위한 업무 적응 프로그램 적용 약 1주일간


그리고 신규 입사자들이 회사에 적응을 잘하고 있는지 정말 우리와 함께 할 것인지를 위해 시용 평가를 운영했고, 이 시용 평가서에는 멘토의 멘토링 평가, 팀장과 본부장의 시용 평가서가 있었다.


이 중에 신규 입사자를 위해 가장 큰 효과를 본 것이 바로 멘토와 멘 제도였다.


멘토와 멘티 제도가 필요할까?


처음에는 멘토와 멘티 제도가 신규 입사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제도의 시행을 지켜보니 멘토와 멘티 제도와 같이 신규 입사자가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회사에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다.


필자가 예전 S사에 입사를 했던 때를 떠올려보면, 그때 당시 S사의 경우 우스갯소리로 성골과 진골 그리고 육두품으로 그 들의 입사 상황에 따라 계급을 나누게 되었는데, 성골은 대졸 그룹 공채이면서 SKY 출신, 진골은 그룹 대졸 공채, 그리고 육두품은 계열사 공채&경력직을 그렇게 부르기도 했다.


지금은 그러한 문화가 거의 없어졌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카르텔(??)을 유지하는 조직이 있던  회사에 입사하여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필자의 경우는 S사에 경력 중간 입사(??)를 하다 보니 성골도 진골도 육두품도 아닌 또 다른 하급 소속(??)의 팀원이 되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S사의 경우는 경력직을 거의 채용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보니 중간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필자의 경우 회사의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다행스러운 건 대졸 그룹공채 Y대 출신이었던 동료가 동갑내기에 나름 붙임성이 좋아, 필자를 자신이 속한 그룹에 필자를 소개 하고 술자리와 모임마다 불러주는 호의를 베풀어 다행히 빠르게 조직에 적응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럼 이러한 카르텔(?)이 있는 조직에 새롭게 입사한 사람이 잘 적응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회사 차원에서 제일 좋은 방법은 이러한 카르텔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이러한 카르텔이 있는 작은 그룹들은 생기기 마련이고, 이렇게 생긴 그룹들이 회사에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다.


멘토와 멘티 제도를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멘토와 멘티의 유래

옛날 트로이 전쟁 때 그리스 연합국 중에 소속돼있던 '이타카'국가의 왕인 오디세우스가 전쟁에 나가면서 자신의 어린 아들을 친구에게 맡겼다. 왕의 아들을 맡은 친구 '멘토'는 왕의 아들을 친아들처럼 정성을 다해 훈육하면서 키웠다.

왕의 친구는 왕의 아들에게 때론 엄한 아버지가 되기도 하고 때론 조언자도 되고 자상한 선생도 되어서 아들이 훌륭하게 성장하는 데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커다란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충실히 잘 감당했다. 10년 후에 오디세우스 왕이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다시 돌아왔을 때 왕의 아들은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게 성장했다. 그래서 오디세우스 왕은 자신의 아들을 그렇게 훌륭하게 교육시킨 친구에게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역시 자네다워! 역시 '멘토(Mentor)'다워!"라고 크게 칭찬해 주었다. 그 이후로 백성들 사이에서 훌륭하게 제자를 교육시킨 사람을 가리켜 '멘토'라고 불러주는 호칭이 유래되었다.

출처 : 위키백과


그리스 시대부터 생겼던 멘토와 멘티 제도를 활용하여 많은 회사들이 조직의 융합과 신규 입사자의 적응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제도가 아무리 좋더라도 이를 잘 운영하지 못하면 그 효과를 별도 보지 못하는 것 같다.


따라서, 회사 차원에서의 멘토와 멘티제도를 잘 운영하고 있다면, 명목상으로만 운영하지 말고 제도를 잘 정비하고 운영하게 되면 정말 신규 입사자가 회사에 적응하는 데 있어 도움을 주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회사에서는 멘토에게 몇 가지 권한을 주었었는데, 그중 하나가 멘토를 평가하는 멘토 평가서 작성이 있었고, 총 3개월간 매월 5만 원씩 기프트 카드가 주어졌었는데, 멘토가 회사에 적응하게 하기 위해 밥도 사 먹고 커피도 사 먹으라고 주는 일종의 활동비였다. 예전 회사에서도 멘토&멘티와 비슷한 제도를 운영했었지만 활동비를 지원해주는 회사는 필자의 회사가 처음이였다.


국민 키프트 카드


5만 원이라는 활동비가 큰돈은 아닐 수 있지만, 멘토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여주는 좋은 제도였던 것 같다.


멘토의 멘토 체크리스트(평가서)는 시용 평가 기간인 입사 후 3월 중에 한번 작성을 하면 되었는데 이 평가서가 멘티의 시용 평가에 아주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사실 시용 평가의 경우, 멘토링 평가, 팀장 평가, 본부장 평가를 하고 최종적으로는 본부장이 시용기간을 종료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평가의 가이드가 되었다. 물론 대부분의 인력이 시용 평가를 통과하게 되지만, 시용 평가와 멘토링 평가서는 잘못 채용된 인력을 최종적으로 거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시용 평가서
멘토링 체크 리스트 (평가서)

필자의 회사에서는 멘토의 조건을 아래와 같은 조건으로 제한을 하였는데, 이는 잘못된 멘토로 인해 신규 입사한 인력이 잘못된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


신규 입시자 보다 연차가 높을 것 연차가 높은 이가 없을 경우 팀장이 멘토를 할 것

가급적이면 동성으로 할 것

당사에 재직기간이 최소 1년 이상일 것

평가에서 최소 B등급 이상을 받은 인력일 것


입사를 축하합니다.


필자의 회사와는 관계없는 라인의 웰컴 키드 이미지 (출처 : 인터넷)


필자 회사의 웰컴 키드 내용물
ㅇㅇㅇ 사용설명서, 물티슈, 사원증, 명함, 달력 캘린더, 그리고 이쁜 박스


필자가 입사할 당시에는 웰컴 키트가 따로 있지는 않았지만 인사팀에서 열심히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서, 이쁜 기성품 박스에 입사를 위한 물건들을 잘 정리해서 박스로 정리해서 신규 입사자가 입사하는 첫날 책상 위에 올려놓은 웰컴 키트를 제공해주었다. 웰컴 키트에 대한 신규 입사자들의 평가는 이 회사는 체계가 좀 잡혀있는 회사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ㅇㅇㅇ 사용설명서는 입사 후 필요한 다양한 업무 툴에 대한 설명과 업무를 위한 기본 가이드, 회사에 대한 소개, 각 팀에 대한 소개, 회사의 문화에 대한 설명 등이 책으로 만들어져 있어 신규 입사자들에게 회사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설명서 역할을 해주었다.


살벌한 3개월, 시용 평가 기간


신규 입사자가 잘 적응하기 위한 적응 제도가 있다면, 잘못 채용한 인력의 일방 해고를 위한 제도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시용 계약 또는 시용 평가이다. 시용 평가라는 것이 신규 입사자 입장에서는 일방 해고를 당할 수도 있는 아주 살벌한 제도이긴 하지만, 회사의 입장에서는 면접 이후 일정기간의 평가를 거쳐 회사와 함께할 인력을 한번 더 거르는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많은 회사들이 이 시용 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면접 시 시용 평가에 대해 살벌한 안내 후 1차 면접에 합격했던 지원자가 2차 면접을 포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살벌하게는 하지 않았는데, 나름 충격을 받았나보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살살 이야기한다 ^^;)


필자의 회사 외에도 많은 회사들이 시용 평가 기간을 3개월로 정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용 평가 제도는 법적으로 시용 계약 후 3개월 후 정규직 전환에 따른 노동법에 따라 신규 입사자를 해고할 수 있다는 것에 기인한 것이다.


시용이라 함은
해당 근로자의 자질·성격·능력 등 그 일에 대한 적격성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이므로 근무태도·능력 등의 관찰에 의해 적격성을 판단함에 있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시용은 현실적으로 사용종속관계하에서 근로가 제공되는 고용형태이므로 시용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근로자’로서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용 계약의 요건 [試用契約- 要件] (실무 노동용어사전, 2014.)


법적으로 보면 시용기간을 운영하는 회사에서는 신규 입사자가 입사한 이후 3개월 내에는 업무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일방 해고할 수가 있고, 이는 회사 측에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된다.


정규직 신규 입사자의 경우 시용 기간인 3개월이 1일이라도 지난 경우 시용 계약자에서 자동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게 되니 3개월 1일이 지나 정규직이된 신규입사자의 경우 해고를 위해서는 굉장히 까다로운 조건이 있을 경우에만 해고가 가능해진다. 참 살벌한 노무의 세계이다.


신규 입사자 교육


필자의 회사에서는 5일간 신규 입사자를 위한 신규 입사자 교육을 실시하였는데, 이 교육기간 동안에는 아무런 업무를 하지 않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쭈욱 교육을 받게 되었다. 과거 많은 대기업에서 신입사원을 위한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을 2주간 운영하는 것들은 많이 보았으나, 중견 교육업계에서 5일간이나 업무를 하지 않고 신규 입사자의 회사 적응을 위해 교육을 실시하는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5일간의 신규 입사자 교육의 커리큘럼을 보면 각 부서장의 각 부서에 대한 소개, 창의적 생각해보기와 같은 소양교육, 마케팅 기본 교육, 전사 운영 업무 툴이 대한 교육들 이였다. 마지막 날에는 산행과 막걸리 한잔 ^^


필자가 맡았던 부분은 IT본부 소개 및 전사 운영 툴에 대한 육을 담당하였는데, 이때 주로 했던 교육이 컨플루언스, 지라, CRM 툴, G-Suite을 활용한 효율적 업무 방법에 대한 가이드 및 안내였다.


교육을 하면서 의외였던 점들이, 많은 신규 입사자들이 필자가 앞서 소개한 다양한 협업 운영 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다행스러운 건 교육 이후 교육받은 신규 입사자들이 협업 툴에 대한 이용교육을 통해 각 팀으로 돌아가 협업 툴을 홍보하는 첨병이 되니 교육을 한 강사로써 뿌듯할 따름이었다


모든 회사가 그러하겠지만 무엇보다 우리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사람을 통해 업무 성과를 만들어 내게 된다. 입사한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고 이들이 모두 회사에 잘 정착하게 한다면 그 또한 조직에 많은 도움을 주는 일일 것이다.


필자가 이야기한 제도들을 회사 차원에서 적용하면 좋겠지만, 회사 차원에서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면, 팀 내 혹은 본부 내의 신규 입사자를 위한 교육, 멘토와 멘티제도를 운영하면 될 것이다.


필자의 경우는 회사 차원에서 운영되는 신규 입사자 교육, 멘토와 멘티 제도 외에 비정기적으로 신입사원 또는 신규 입사한 웹기획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었다.


거의 매일 20분씩 약 6주 정도를 별도로 진행했다. "매일 20분씩 교육이 별거야!" 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생각보다 이 일은 쉽지 않다. 매일 다음날 교육을 위해 1 시간에서 2시간 정도는 교육해 줄 자료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힘들지만 이렇게 시간과 공을 들여 교육을 시킨 이유는, 필자가 가진 지식을 남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필자가 가진 노하우의 전달을 통해 본부원들이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아주기 위함이었다.


교육의 주된 내용은 기획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보다는 개발자가 싫어하는 기획방법, 디자이너의 성향에 따른 기획 방법 등과 기획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개발적인 부분과 시스템적인 부분들 그리고 마케팅 적인 부분들로, 일반적인 기획 관련 서적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던 필자만의 노하우가 담긴 교육이었다.


필자가 직접 이러한 교육을 직접 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신규 입사자 그리고 신입사원들과 좀 더 친해지기 위해서이다. 사실 500여 명 되는 회사에 70여 명쯤 되는 본부의 본부장이라면 1년에 한두 번 정도의 1on1 기회만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입사한 경력직 신규 입사자가 회사에 잘 정착하기 위한 제도를 잘 운영하는 회사는 분명히 그렇지 않은 회사에 비해 경력직이 좀 더 빠르게 업무 성과를 내게 될 것이고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롭게 한 사람을 입사시키기 까지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수십 명의 지원 서류를 검토하고, 이 중 2~3명에 대한 면접 그리고 제출된 과제에 대한 검토, 레퍼런스 체크 후 최종 입사, 이렇게 입사한 인력이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3개월 만에 퇴사를 한다면, 이는 회사에 아주 큰 손해를 끼치는 일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새롭게 입사하기 위한 인력에 대해 멘토와 멘토 제도, 신규 입사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웰컴 키트 등의 제공과 같은 신규 입사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마련을 통해 어렵게 채용한 인력이 회사를 그만두는 일이 없도록 회사 차원에서 본부 차원에서 그리고 팀 차원에서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소중한 신규 입사자를 잘 지키자!
매거진의 이전글 나 매출 부서야! IT본부 까불지 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