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칠이는 그래도 열심히 뭐든지 일할 걸 찾아다녔다. 마치 배고픈 하이에나처럼 말이다.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어깨가 항상 무거웠다. 부모님도 나이가 많이 드셨고, 그렇다고 해서 그는 자신이 뾰족하게 뭔가를 해놓은 것도 없어서이다. 그런데 뭔 일을 해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혼자 집에 우두커니 있기도 하고,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답도 없고 여러 고민만 쌓여 갔다. 뭔가 하려 해도 곧바로 돈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주머니에 언뜻 잡힌 돈이 2만원.
‘에라 모르겠다. 바람이나 쐬어 보자.’
그는 지하상가도 가보고, 공원도 올라가 보고, 이게 일상생활이 돼 버렸다.
고칠이 집 인근지역 자유공원에서 내려다보니 검푸른 바닷가가 보였다.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저편으로 황혼과 허름하고 크고 작은 배도 한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조그맣고 검게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일까. 그는 막연히 또 회의감이 몰려오듯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자신은 이렇게 살기가 힘든데, 운명일까? 아니면 노력의 부족일까. 노력하면 다 되는 건지. 예전에 주변 친구들을 보더라도 조금 공부했는데 학교공부가 상위권이었고, 대학도 잘 가고 그랬는데, 아마도 타고난 운명일 거야. 아마도 신이 있다면, 신이 미리 정해놓은 거겠지. 근데 신은어디 있는 거야. 에고 복잡하다.‘
“사회계층구조에는 사회 이동가능성과 조건에 따라 폐쇄적 계층구조와 개방적 계층구조가 있어요. 폐쇄적 계층구조는 계층 간의 사회 이동가능성이 차단되어 있는 것을 말할 겁니다.”
“계층 구조가 폐쇄? 노력해 봤자 네요?”
“그렇긴 하죠. 폐쇄적 계층구조는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지위에 의해 계층이 정해진다는 말일 거예요. 한번 정해진 계층구조는 잘 바뀌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고칠씨 말대로 사람의 삶은 운명에 따라 결정 난다고 보죠. 고대 노예제도 중세의 봉건제도, 조선시대 신분제도 등이 대표적 사례일 겁니다.”
“다른 계층 구조도 있나요?”
“조금 전 말한 대로 개방적 계층구조라는 게 있어요.”
“이 구조는 노력하면 바뀌나요?”
“이 구조는 성취지위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태어날 때 어떤 계층에 속하는 게 중요하지 않아요. 신분제가 폐지된 이후 현대사회는 개방적 계층구조 형태를 갖고 있다고 하네요.”
“오, 노력하면 바뀌는 거네요?”
“하지만……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답니다. 자본주의 사회이다 보니, 교육이나 직업들이 돈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고, 결혼도 문화가 유사하거나 경제적 수준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이뤄지는 경우가 많죠. 아니면 이를 극복해서 상향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듯합니다.”
“모든 게 쉽지 않아요!”
“그렇긴 해요. 또한 계층구성원 비율로 피라미드형 구조와 다이아몬드형 구조가 있어요. 피라미드형 계층구조는 상류층이 극소수이고, 밑으로 내려갈수록 하류층이 많아요. 다이아몬드형 계층구조는 상류층과 하류층의 비율이 낮고, 중간층의 비율이 높습니다. 이러다보니 피라미드형 계층구조는 극소수의 상류층이 사회전체 자원을 독식할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계층 간의 갈등이 심화되겠죠. 다이아몬드형 계층구조는 중간층이 상류층과 하류층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여 계층 간의 극단적인 대립은 막아주는 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