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언어 장애인의 푸념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by 이윤영

우리 모두 어느새 언어 장애인이 되어 버렸다.


한 아이가 말했다.

"내가 불안해서 말해도 아무도 듣지 않아요."

또 한 아이가 말했다.

"내가 분노를 해도 아무도 듣지 않아요."

지켜 보던 또 다른 아이도 말을 이었다.

"우리 모두 언어장애인이 된 거예요. 말해 봤자 소용 없어요. 내 말이 들리지 않나봐요."


이들은 무리 지어 울부짖었다.

"이러다가 더 이상 말하지 못할지도 몰라요. 그러니, 우리 대신 말해 줄 언어 장애 없는 이들을 찾아야 해요."


마침내 어렵사리 이들을 찾았다.

언어 장애는 없으나, 불행하게도 그들은 뒤로 물러섰다.


생각을 모았다.

'그래, 언어 장애인 보다 못한 이들이 있구나.'




keyword
작가의 이전글'번아웃'이었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