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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현실적인 새해 '복권'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by 이윤영

나는 가끔 복권에 당첨되는 꿈을 꾼다.

너무 생생해서 현실로 착각하곤 한다.


평소와 달리 말끔해 보이는 친구가 생일 선물로 복권 한장을 건넨다.


"오늘 생일이지?20억원 짜리 선물이니 뭐라 하지마."


5천원짜리 복권이 어느새 20억원 짜리로 뻥튀기는 사기꾼이 내가 가장 아끼는 친구다.

5천원이 휴지조각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복권 당첨날을 잊고 있다가, 친구의 전화가 북새통이다.

친구는 복권 번호를 적어 놓은 모양이다.

일 하느라 전화를 받지 못한 나에게 10억원을 달라는 문자가 날아들었다.


'또 사기치네. 맞다, 오늘이 복권 당첨날이지.'

일을 얼른 손에서 놓고 휴대폰에 복권 번호를 갖다 댔다.


'와우, 1등 당첨, 20억원! 횡재였다.'


복권을 내 책상 첫번째 서랍에 넣고, 잠에 들었다.

그러고는 나는 눈을 떴다. 현실이 찾아온 것이다. 어제 나는 복권에 당첨됐고 친구에게 절반을 줘야 하겠지---.


책상 서랍을 졸린 눈을 비비며, 열었다.

당연히 복권은 없었다. 꿈인 것이다!

나는 이렇게 허망하게 살 수는 없다.


"그래, 앞으로 쓸 투자룸 소설 책이 나에겐 진짜 현실의 복권이 될 수 있으려나."

<사진 = 길에서 주운 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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