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널 낳은 사람은 내가 분명하지만 내 마음대로 널 키울 수가 없어. 왜냐면 난 다만 너를 잠시 맡아 보호하고 있을 뿐, 정말 너를 돌보는 것은 내가 아니고 신이니까. 너는 하늘의 어떤 신이 내게 잠시 보낸 자식이야. 너는 신이 키우는 자식이다.
여자들을 교란한 죄, 여자들로 하여금 남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게 한 죄, 자신이 택한 남자가 나빴던 것은 자신의 운명이라고 여기며 여자들을 운명주의에 빠뜨린 죄. 그것만으로도 나는 백승하를 용서할 수가 없다.
여배우들한테 씌워지는 추문이 남자 배우한테도 가능하다는 것을 나는 보여줄 것이다. 인기 여배우가 백지수표를 받고 몸을 팔 수 있다면 인기 남자 배우도 여자한테 팔려 갈 수 있는 것이다, 왜 안 되겠는가. (…) 이 사회의 고정 관념을 나는 역으로 깨부술 수도 있다.
우리 속담에는 북어와 같은 급수를 굳이 여자라는 성(性)에 한정 짓고 있습니다만, 사흘에 한 번은 두들겨 패야 다소곳하다는 점에서는 남자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저는 이번 기회에 확인하였답니다.
“오늘은 티타임을 연장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에요. 난 그만 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백승하에게 이 기사를 읽히고 싶지 않았다. 나는 백승하가 상심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그럴 때 나는 다 자란 이 어린 남자를 껴안아 주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연습에 임하는 동안은 그가 나의 지휘자다. 나는 기꺼이 그의 통제하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