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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미상궁 라하 Dec 25. 2023

00. 웹소설도 큐레이션이 필요하다

코리안 웹소설, 현직 오타쿠가 열심히 리뷰합니다.

0. 어쩌다 이렇게까지


누구든 이렇게까지 사랑할 마음은 없었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사랑에 빠지곤 합니다.


제게는 그게 사람이 아니라 웹소설이었어요.

직관적인 문체로 짜인 가상세계 이야기를 읽는 건 소위 고급스러운 표현이 빽빽한 본격문학과는 다른 통쾌함을 가져다 주었죠.

고풍스러운 빌딩숲과 매연에 허덕이다가 솔바람을 만난다면 이런 기분일까요?

정신을 차리니 이미 몇 작품을 출간하고 있더군요.


웹소설이 저속하고 예술성 없는 잡된 이야기라고 깎아내리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정말 놀랐습니다.

그분은 문학을 전공하신 박사님이셨거든요.

그 까닭을 들어보니 대강 이런 맥락이었습니다.


- 자극적인 사건만 늘어놓아 주제의식이 없다

- 문학적 상상력이 빈약하다

- 유치하고 진부한 이야기의 복제품에 불과하다

- 통쾌함만을 추구해 예술성이 없다.

- 펜만 잡을 수 있으면 아무나 쓰더라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어떤 작품은 이런 특징들이 있으니까요.

또, K-웹소설 시장이 펜데믹 거품으로 불어나면서 생긴 비극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모든 웹소설이 저렇다는 건 명백히 일반화의 오류입니다.

순문학이라고 모두 걸작이진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웹소설이라고 모두 졸작이지도 않지요.

설령 저 특징을 모두 만족하는 작품이더라도 배울 점은 있거든요.


여든 노인도 세 살 아이에게 배운다고 합니다.

웹소설이라고 못할 게 있을까요?

결국 모든 삶은 이야기이고, 웹소설도 이야기인걸요.


그래도 웹소설이 정말 저속한 매스미디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이 매거진을 엮은 이유고요.


웹소설이 싫은 분, 슬쩍 발을 걸치고 싶은 분, 출퇴근 시간에 느낄 소박한 감동이 필요하신 분!


제가 그간 보물상자에 고이 담아놓은 작품들을 살며시 흘려보겠습니다.

보고 맘에 안 들면 내팽게치셔도 좋아요.

하지만 장담컨대, 이 중 하나는 당신의 마음을 울릴 명작일 겁니다.

어쩌면 삶의 방향을 바꿀 전환점이 될 수도 있겠죠.


이쯤 되면 고깝게 느끼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작 웹소설로 되게 잘난 척하네.'


어쩌겠어요, 몇몇 웹소설은 정말 잘난 걸요!


이 잘난 이야기들을 여러분과 나눌 기회가 생겨 정말 기쁩니다.

저는 독자이자 작가이고, 작가이자 독자입니다.

앞으로 소개할 작품들이 두 입장을 모두 만족할 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이 중 하나는 당신의 명작으로 자리잡겠죠.


이 즐거움을 혼자만 알고 있을 수는 없어서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1. 삐죽하던 마음을 동그랗게


뭐, 우리 모두 학교에서 배우곤 하죠.

이야기의 기능 중 하나는 정서 순화라고요.


정서 순화가 뭔지 모호하게나마 말하면,

치열한 현실과 암울한 생각으로 뾰족해진 마음이 동그래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별점이든 평점이든 평가는 평가입니다.

제 평가 기준은 얼마나 마음을 동그랗게 다듬는 데 도움이 되느냐 입니다.


그래서 별점이나 평점이라는 말 대신, '동글지수'로 작품 추천 정도를 보여드릴 겁니다.


5점 만점으로 동그라미들●◌을 사용해 표시해 볼게요.


주관적인 추천지수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2. 선정 기준


글감으로 채택하는 기준은 단 한 가지입니다.


독자인 내가 즐겁게 읽었는가?


설령 짜임새가 허술해도 재밌게 읽었다면 모두 리뷰할 예정이니 이 점을 미리 알아주세요!

이따금 댓글로 추천해주시면 그 작품도 다룰 생각입니다.


3. 예고


다음 글부터 본격적인 리뷰로 찾아뵙겠습니다.


일명 <읽씹왕자>라는 준말로 유명한, <답장을 주세요, 왕자님>으로 문을 열 계획이에요.


여러분만의 웹소설 선택 기준이 궁금해지는 밤입니다.

추천은 언제든 환영이니 이 글의 댓글로 남겨주세요.


이쯤 되면 여러분만의 이야기 속으로 퐁당 빠질 시간일 테지요.

그러니까 이만 마칩니다!


모두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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