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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질시스터즈 Jun 07. 2023

글을 조금 덜 사랑해보세요.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박근호 작가님과 함께한 글쓰기&브랜딩 클래스 (with 와인)

지난 밀리의서재 북토크에 이어, 밀리의서재 에디터클럽 활동의 일환으로 글쓰기 클래스에 다녀왔어요!

금요일 저녁 7시 반 클래스라 설레는 마음으로 퇴근 후 홍대로 이동했습니다 :)

골목 사이에 있는 서점 <책, 익다>로 향했어요. 홍대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는데, 술 마시는 책방 또는 책 읽는 술집이더라고요. 리뷰를 보니 다들 1인으로 와서 조용히 책을 읽다 가시는 것 같은데, 동네에 이런 곳이 있다면 매일 가고 싶을 것 같아요. 이렇게 책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라니... 최고...

(+ 경리단길에 있는 <그래픽>도 책 읽기 참 좋아요)


이번 클래스의 주제는 <글쓰기와 브랜딩, 자신에게서 출발하는 단단한 세계>였어요.

글쓰기 그리고 브랜딩 모두 너무 관심 있는 주제라 꼭 듣고 싶었는데, 선정이 되어서 너무 기뻤어요!


작가님의 책을 잘 접해보지 못한 터라 작품들을 쭉 읽어봤어요. 연애 에세이는 평소 즐겨 읽는 편이 아니라서 조금 낯간지러운 점도 있었지만, 이런 애틋한 글을 쓰시는 분은 세상을 어떤 렌즈로 바라보시는 걸까 궁금해서 작가님이라는 사람이 어떤 분이실지 궁금해졌어요.


이후 작가 소개를 통해 알게 된 건데, 박근호 작가님은 2017년부터 거의 매년 책을 내셨는데 내실 때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르셨다고 해요! 에세이라는 한 분야의 일가를 이루신 분의 강연이라니 더욱 기대가 되었답니다.


다른 분들이 계셔서 전체 공간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있는 장소였어요. 공간 가운데에 크고 넓은 테이블이 있어 앉아서 책을 읽기 좋아 보였어요.


와인과 함께 하는 클래스라는 설명대로 자리에는 와인잔이 놓여있었어요~ 참석자 분들 중 와인을 못 드시는 분이 계시지 않을까 했는데 전부(!) 와인을 드시겠다고 하셔서 재밌었어요. 다만 저는 저녁을 먹지 못하고 빈속이었던 터라 조금 자제하면서 ㅠ_ㅠ 강연 들으면서 홀짝이면서 마셨답니다.


그리고 북토크처럼 20~30명 내외이지 않을까 했는데, 이번 클래스는 소수 인원으로 진행되어 정말 몰입감 있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자기 소개를 요청주셨는데 각자 다른 직업군과 나이대, 관심 분야 등을 소개해주셔서 더욱 흥미로운 시간이었어요.


이번 클래스는 작가님의 강연을 먼저 진행한 뒤 글쓰기 및 합평 순서로 진행되었는데요. 작가님의 강연을 들으면서 메모한 몇 가지를 함께 소개해드릴게요.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1. 동물적인 이유: 생존에 필수적이지 않아서. 당장 안 써도 인생이 안 달라짐

2. 인간적인 이유: 성격, 환경, 습관적인 요인의 영향. 특히 환경의 경우 유튜브를 통해 나오는 도파민 등의 영향이 있을 수 있음.

3. 기술적인 이유: 글쓰는 기술을 몰라서. 글쓰기는 정답은 없어도, 하면 안 되는 것은 명확함.


글쓰기의 핵심

세상 모든 이야기에는 형식메시지가 있어야 함.

- 형식(틀): 서론, 본론, 결론

- 메시지: 말하고자 하는 바, 대부분 글 마지막에 배치


글쓰기 4단계

착상 > 구상 > 집필 > 퇴고

- 착상, 구상과 집필을 구분할 것. 착상, 구상을 먼저 하면 집필은 금방 함.


글쓰기 주제

글쓰기와 브랜딩을 함께 하려면 오래할 수 있는 주제를 해야 함

- 작가님의 경우 연애를 소재로 글쓰기+브랜딩을 진행

✍ 덕질시스터즈 채널 운영을 시작하기 전에 오래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 고민했고, 여전히 고민하고 있어 크게 공감이 됐어요. 최인아님의 책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에서도 결국 부캐가 아닌 본캐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대목이 떠오르더라고요. 오래하려면 본캐의 이야기를 해야하는 거겠죠.


글쓰기와 직업

글쓰기로 나아갈 수 있는 세계, 직업은 무궁무진함. (PD, 카피라이터, 콘텐츠 제작자 등등)

✍ 작가를 동경한다고 모두가 작가가 될 필요는 없다는 말에 평소 동감하고 있었는데요. 작가로도 활동해봤고, 또 콘텐츠 업계 종사자로 개인 이상의 훨씬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면서 배우고 있어요. 이 대목이 저를 가장 잘 표현하는 주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내용을 글감으로 뒤에 글쓰기 시간 때 활용해보았습니다. (뒤에 직접 쓴 글이 나와요!)


직업인으로서의 글

그들이 원하는 것을 나만의 방법으로 재해석해서 전달하기

✍ 작가님께서 다양한 기업과의 콜라보 경험이 있으셔서, 이와 관련해 예술가로서의 자아와 충돌하는 지점이 있지 않냐는 질문이 나왔었는데요. 이에 원하는 걸 주면 일이 빨리 끝난다는 이야기를 먼저 해주시며, 결국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해석해서 전달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 글쓰기 및 합평

위에 강연을 들으면서 글 쓸 주제를 정해두었는데요. 짧은 시간 안에, 거기다가 익숙한 노트북이 아닌 종이에 펜으로 적으려다 보니 수정/삭제가 용이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소재를 스케치하듯 초안을 쓰고, 퇴고하듯 2차, 3차 원고를 다시 써가며 덧붙여 나갔습니다. 글 쓸 때 수정을 거듭하며 작성하는 편이라 확실히 노트북으로 수정하듯 퇴고하는 게 편한 것 같아요.


<창작하는 삶>

'글'은 내 인생 가장 오래 따라온 꼬리표 같은 단어다. (...) 초, 중, 고, 대 온갖 이야기, 창작 활동에 전념해왔고 가장 좋아하는 행사는 매년 열리는 도서전이니 말 다 했다. 글럼프도 많이 겪고 이젠 글이 참 어렵다고 느끼면서 내 필명이 담긴 도서도 꼽을 수 있다. 지금은 여러 콘텐츠 회사를 거치며 소설가, 교수, 일러스트레이터, 웹툰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를 만나고 소통하고 있다. 때론 나를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창작자로서의 경험을 살려 더 많은 창작자를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 창작이 외롭고 힘든 걸 아는 동시에 즐겁고 짜릿한 걸 알고 있으니까.


글을 여러 사람과 함께 공유하는 건 언제나 부끄러운 일이지만, 작가님의 귀중한 피드백을 즉석에서 바로 들을 수 있는 기회여서 손을 번쩍 들고 피드백을 요청드렸어요. 그렇게 두 가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답니다.


✅ 희망을 메시지로 한다면 부정적인 내용을 더욱 강조해보세요.

그러면 긍정적인 이야기가 더욱 빛을 발할 거예요. 부정적인 내용이 구구절절하게 느껴진다면 나중에 빼면 돼요. 하지만 큰 틀, 메세지를 이미 잡았기 때문에 그렇게 구구절절하게 느껴지진 않을 거예요.

슬프고 힘든 것도 설득이 필요해요. 본인만 느낀 사례를 디테일하게 소개하면 신뢰도가 높아질 거예요.


✍ 안 그래도 글을 쓸 때 "때론 나를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목에 당장은 구체적으로 쓰긴 어려워 괄호 치고 소재를 써놨었는데요. 작가님 말씀을 듣고 부정적인 상황을 도입부에 흥미롭게 풀어내 글의 생동감도 살고 좋을 것 같아요. 제목에 흥미 유발도 되고요. 직접 경험한 디테일한 사례는 무척 많으니까요!


✅ 아이러니하게도 글을 덜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요. 기술을 알면 덜 사랑할 수 있게 돼요.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구구절절한 서론이 있었던 탓일지 이런 말씀을 주셨는데요. 사랑하면 더욱 기대하고 실망하게 되니, 그런 기대감을 내려놓고 초심으로 시작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 저에게 예전의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덧붙이시며 "조금 덜 사랑하고 조금 더 오래 쓰기"라는 메시지를 남겨주셨어요.


사실 덜 사랑하라는 말을 듣곤 '그거 어떻게 하는건데'라는 밈이 반사적으로 떠올랐는데요. (ㅋㅋㅠㅠ) 글, 글쓰기를 꼬리표처럼 살아온 터라 글을 뺀 저를 상상하기가 어려웠어요.


강연 중간에 작가님께서 모두에게 글쓰기를 할 때 즐거운지, 혹은 어려운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셨는데요. 그 질문을 받고 꽤 많은 분들이 즐겁다에 손을 드셔서 놀랐었어요.

분명 저는 어릴 적 글을 쓸 때는 재밌고 신나고 행복했던 경험이 컸는데, 지금은 그런 재미는 줄고 의무감에 하거나 글쓰기를 지속하는 것에 어려움을 특히 더 느끼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좀 더 기술을 터득하고 쉽게 써나간다면 이런 심리적인 장벽을 줄일 수 있겠죠?


멋진 작가님의 사진 한 컷. 작가님께 오늘의 클래스를 한 줄로 설명한다면 무엇일지 여쭈었는데요. (강연 내용 중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메시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처럼...!) 내가 좋아했던 게 틀리지 않았다는 걸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주셨어요.


저 역시 글과 책을 좋아하시는 밀에클 동기 분들과 함께 교류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끝나고 친해진 동기 분들과는 뒷풀이 시간도 가졌답니다. ㅎㅎ 종종 또 뵐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지난 포스트에 이어 이번 포스트도 밀에클 활동 5차 미션을 덧붙여 작성해봅니다.



위 밀리 오리지널 작품의 별지에 들어갈 만한 문장을 추천하는 미션이에요.


미션 소개글

대문자 I의 슬기로운 사회 생활 이야기
E형 인간들로 가득한 광고 회사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I형 인간. 그가 프리랜서로 커리어를 전환한 후 '느슨한 인간 관계'를 통해 얻게 된 사회생활 노하우와 팁을 가득 담은 에세이!
카피라이터 출신인 황유미 작가의 책에는 공감가는 문장들이 가득합니다. 그 중에서 책 가운데 크게 인쇄되어 독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문장 하나를 골라주세요!


저도 I형이지만 내향형 인간에 대한 대목은 공감이 되지 않거나 임팩트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이에 대해 아쉽다는 리뷰가 종종 보이더라고요. 오히려 프리랜서 창작자로 활동하시는 내용이 공감 가서 그런 내용을 위주로 밑줄을 치게 되었어요.



하지만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다 보니 2가지 안을 제시하고 싶어요.


1안. 책 제목 유지하기

- 제목: I형 인간의 사회 생활

- 별지 관련 대목: 타고난 기질까지 숨겨가며 어울리려고 애썼지만 언제나 찬물에 다 녹지 않은 알갱이처럼 부유하는 기분이었다.


2안. 책 제목 변경하기

- 제목: 직장 밖 프리랜서로 살아남기

- 별지 관련 대목: 기안자도 나, 결재자도 나였기 때문에 시안은 2차, 3차 갈 것 없이 1차 만에 통과.


그럼 다음 미션에서 뵐게요!


#밀리의서재 #밀리에디터클럽 #I형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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