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기반 교수학습 설계 방안
학습자의 정보격차를 고려하는 온라인 수업을 고민하자
코로나 19 감염병 사태로 인한 장기간의 휴업 끝에 온라인 개학 일정이 발표되었다. 이에 따란 현장교사들 사이에서 <온라인 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온라인 학습은 곧 영상을 통한 학습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영상 기반 학습은 온라인 학습의 몇 가지 범주 중 하나일 뿐이다. 교육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원격수업의 유형별 운영 형태에는 1) 실시간 쌍방향 수업, 2)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3) 과제 수행 중심 수업, 4) 기타(교육청 또는 학교에서 여건에 따라 정함)가 있다.
대략 2000~2005년 사이에 영상 기반 학습 자료 제작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때는 서버의 용량이나 인터넷 회선 속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녹화한 영상도 많이 압축해야 했었고, 녹화에 들어간 목소리도 질을 낮추어 업로드해야 했다. 유튜브가 대중화된 지금은 장시간, 고화질의 영상을 마음껏 올릴 수 있으니 네트워크 환경이 참으로 많이 발전했음을 느낀다.
교사의 수업 장면을 그대로 찍어서 제공하는 경우에는 실시간 스트리밍 또는 녹화하여 업로드하는 방식 중에서 선택한다. 물론 두 가지 동시에 병행할 수도 있다. 수업장면을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동시에 이를 녹화하였다가 업로드하는 것이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그 효과 못지않게 부담스러운 점도 있다. 학습자를 플랫폼 안에서 통제하더라도 학습자에 의해 교사의 모습이 복사, 유통될 수도 있다는 점은 교사로 하여금 이 방식을 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래에 링크한 영상은 2003년경에 제작한 것이다. 캠타시아 스튜디오라는 화면 캡처 툴을 이용한 동영상 학습 콘텐츠 설계 및 제작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찾아보니 지금도 이 프로그램이 판매되고 이다. 한 달짜리 무료 버전도 있으니 사용해 보기 바란다. 이것을 올려드리는 이유는 꼭 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PC 화면을 그대로 녹화하여 영상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이 많다. 검색창에 오캠, 데뷔 등의 검색어를 써서 찾아보기 바란다.
영상 수업 자료를 제작할 때 유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1) 학습 조건의 세밀한 분석
학습 환경, 학습자 조건(시청 인프라, 상호작용을 위한 준비 정도, 선수 학습에 대한 파악, 학습 격차에 대한 고려), 교사의 준비 정도, 동원 가능한 자원 등을 학습목표에 맞게 확인한다.
2) 온라인 수업으로 달성해야 할 명확한 목표 설정
학습주제를 선정하고 이를 통해 이 수업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히 한다. 만약 주제와 목표가 동영상을 통해 전달하기 힘들거나 덜 효과적이라고 판단될 때는 영상 제작을 권하지 않는다. 영상은 수업을 위한 도구이자 수단일 뿐 그 자체로 목표가 아니다.
3) 호기심과 탐구의욕을 생성하는 영상 자료 제작
영상 자료는 학습자들의 호기심을 일깨우고 질문을 생성하는 방향으로 제작한다. 영상을 통해 모든 것을 전달하려 하지 말고, 영상을 본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질문하고 싶은 내용이 생기게끔 한다.
4) 수업설계는 성공의 개연성을 높이는 과정
어떤 수업설계도 수업의 '완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가 수업설계를 하는 목적은 목표 달성의 '개연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설계 없이 제작과 운영만 하는 경우 훨씬 개연성을 떨어뜨린다. 수업설계라는 개념이 너무 거창하게 느껴지면 이 수업에서 달성하고 싶은 것, 학습자의 조건, 동원 가능한 학습 자원, 상호작용 계획, 평가 계획 정도를 먼저 작성해보길 권한다. 영상 녹화 전에는 대략의 스토리보드를 짜 보고 시간을 적당하게 맞춘다. 영상 수업의 경우 길어도 15분을 넘지 않게 한다. 저학년일수록 짧게 제작한다.
5) 도구보다 중요한 것
온라인 수업은 자칫 '기술의 시연장'이 될 수도 있다. 기술 적용을 익숙하게 하는 교사와 그렇지 못한 교사가 구분될 수도 있다. 도구를 능숙하게 다루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 다음 편에서 <도구보다 중요한 OO>에 대하여 설명하겠다.
6) 그리고...
아래에 제공하는 영상은 대략 17년 전에 제작한 것으로 온라인 인프라가 지금보다 훨씬 열악할 때 만든 것이다. 다만, 이런 방법도 있었구나 하는 정도로 받아들여주기 바라고, 호기심이 생긴다면 다양한 영상 제작 프로그램을 활용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