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담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실밖 Mar 19. 2023

주말 반짝 나들이

정신없는 일상에서 찰나의 여유를 느끼는 순간들

서울로 복귀하여 업무를 시작한 지 2주 하고도 이틀이 지났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보고와 회의, 현안 대응이 끝없이 이어졌다. 주말을 맞아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섬으로 나들이를 나갔다. 가끔 찾아가는 풍물시장 2층에 맛난 먹을 거리가 가득하다. 이곳에 가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밴댕이 정식을 시켰다. 회와 무침, 그리고 구이가 한 세트이다. 어릴 적 많이 먹어 지금도 혀가 기억하는 순무김치와 짠지, 돌게장이 함께 나왔다. 매운 것을 먹지 못하는 내 소화기도 밴댕이 무침에 밥을 비벼 먹는 것은 허락한다. 
  


함허동천 계곡 초입에 카페가 있다. 조선 전기의 승려 기화가 마니산 정수사를 고쳐서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해서 그의 당호인 함허를 따서 '함허동천(涵虛洞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계곡의 넓은 바위에 승려 기화가 썼다는  '涵虛洞天' 글자가 남아 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 있는 곳'이란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서 야영지가 펼쳐진다. 주자창 옆에 대형 브레드 카페가 오픈을 앞두고 있다. 내가 간 곳은 카페와 마트와 민박을 동시에 운영하는 집인데 카페 안에 다육식물이 가득하다. 달달한 대추차를 한모금 들이키니 나른한 기분이 됐다.  



지난 수요일에 누군가 내 방에 꽃을 꽂아두고 갔다. 몇 해 전 같은 팀에서 근무하던 직원이다. 그때 참 좋은 팀워크였다. 일이든 친목이든 최선을 다했었다. 지금도 톡방을 유지하면서 서로 안부를 나눈다. 정신없는 일상에 찰나의 여유를 느끼는 순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런 하늘 이런 구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