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일상에서 찰나의 여유를 느끼는 순간들
함허동천 계곡 초입에 카페가 있다. 조선 전기의 승려 기화가 마니산 정수사를 고쳐서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해서 그의 당호인 함허를 따서 '함허동천(涵虛洞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계곡의 넓은 바위에 승려 기화가 썼다는 '涵虛洞天' 글자가 남아 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 있는 곳'이란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서 야영지가 펼쳐진다. 주자창 옆에 대형 브레드 카페가 오픈을 앞두고 있다. 내가 간 곳은 카페와 마트와 민박을 동시에 운영하는 집인데 카페 안에 다육식물이 가득하다. 달달한 대추차를 한모금 들이키니 나른한 기분이 됐다.
지난 수요일에 누군가 내 방에 꽃을 꽂아두고 갔다. 몇 해 전 같은 팀에서 근무하던 직원이다. 그때 참 좋은 팀워크였다. 일이든 친목이든 최선을 다했었다. 지금도 톡방을 유지하면서 서로 안부를 나눈다. 정신없는 일상에 찰나의 여유를 느끼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