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수술 후 6개월이 되었으므로 오늘 통원하여 MRI를 찍었다. 일주일 후에 주치의께서 "재발 위험이 없군요. 이제 1년에 한 번씩 검사하여 이상이 없으면 5년 후에 졸업입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크리스마스이브에 그 소식을 듣겠지.
그런데 이 MRI라는 것이 짧으면 30분에서 길면 한 시간 이상 이상한 기계 속에 들어가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기분 나쁜 소음을 들으며 찍는 것인데,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 특히 검사 중간쯤에 조영제가 주입될 때 그 느낌이란 한쪽 팔에 얼음물이 들어오는 것 같이 서늘하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수술 직후 검사였는데 코를 완전히 막은 상태에서 입으로만 숨을 쉬는데 혀는 말라 버석거리고, 기침도 못하게 하고 45분을 움직임 없이 참는데 정말 고문이 따로 없었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 시종 뇌를 울리는 기괴한 소음도 듣기 힘들었다.
이 기계를 발명하고 고도화하여 각 병원에 배치한 후 달라진 점은? 몰라서 묻나? 암환자가 무지하게 늘었다는 거지.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는 것의 실상은 이렇게 기계로, 약으로 (강제로) 살려 놓은 결과다. 의료 비즈니스는 오늘도 열심히 진화하고 있다. 살려놓으니 한가한 소리 하고 있구나.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