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다니는워킹맘 #즐겁게일하는엄마
힘들 땐 주위에 도움을 요청해야 기회가 생겼을 때 꽉 잡을 수 있어요!
노은정 (두손컴퍼니 회계담당자)
노은정은 온라인 셀러를 위한 이커머스 물류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두손컴퍼니에서 회계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소셜 미션에 적극 공감하며, 앞으로 두손이 천명을 고용하는 기업이 될 때까지 함께하고 싶다.
맞아요, 두손컴퍼니는 처음 제조업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이커머스 셀러 분들을 위한 맞춤형 물류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더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어요. 대표님께서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2013년부터 ‘일자리를 통해 빈곤을 퇴치하자'는 소셜미션을 중심으로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아내며 성장하고 있어요.
저는 회계와 재무를 전반적으로 담당하고 있어요, 입사한지는 6개월 정도 되었고요. 육아로 인해 경력 단절이 되기 전에도 회계 업무를 했었는데요, ‘화장실 가야지’ 라는 생각조차 잊을 정도로 엄청 바빴어요. 그러다 5년 정도 공백을 갖고 오랜만에 일을 시작했지만 예전과 비교해서는 엄청 빡빡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워낙에 빡세게 일을 해왔던지라 이미 훈련이 되었달까요? (웃음)
맞아요. 이런 회사를 어디서 어떻게 알고 입사했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들어요. 아이를 키우는 일이 쉬운 일은 결코 아니지만 5년째 육아만 주로 하다보니 답답하기도 하고, 이제 다시 사회 생활을 하고 싶더라고요. ‘둘째가 어린이집에 들어가면 일을 좀 알아봐야겠다’ 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죠.
둘째가 4월생이라 지난 봄 쯤 슬슬 알아볼까 싶어서 남양주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 전화를 했어요. 제가 ‘저는 이러이러한 일을 했고, 예전에 했던 일을 활용해서 주 20시간 정도 일할 수 있는 회사를 찾는다'고 했더니 담당자분이 “모든 사람이 그런 일자리를 원하지만 그런 기회는 많이 없다”는 답을 하시더라고요. 특히, 제가 사는 곳이 경기도 남양주시라서 서울만큼 좋은 일자리가 없겠죠. 겉치레일지도 모르지만 ‘이력서 보내주시면 좋은 기회 있을 때 연락드릴게요' 하시길래 알았다고 하고 이력서를 올렸죠. 그런데 한 시간만인가, 센터에서 전화를 하신거에요.
“노은정씨가 전화를 하고 이력서를 올린 사이에 ‘위커넥트’라는 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남양주에 위치한 스타트업에서 주 20시간 일할 회계 담당자를 찾는대요. 지원해보실래요?”
이력서를 올린지 한시간 만에 전화가 왔고, 다음날 바로 면접을 봤고, 2주 후에 바로 입사를 하게 됐어요! 타이밍이 정말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운이 좋았죠! 물론 이제 막 알아보던 차에 일사천리로 입사를 하게 되어서 살짝 고민도 되었지만(웃음) 근무 조건도 너무 좋고 회사 자체도 매력적이라 결단을 내리고 입사하게 됐어요. ‘조금 더 쉴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은 이제 전혀 들지 않아요, 제가 생각해도 그때 참 잘한 것 같아요.
없긴요, 처음 3개월은 너무 힘들었어요. 예전 자료 정리가 완벽하지 않다보니 히스토리를 파악하고, 다들 워낙 바쁘다보니 놓친 것들을 바로잡는 데 시간 투자를 많이 했죠.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작은 회사라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들을 정리하는 것도 필요했고요. 하지만 다행히 예전에 워낙 바쁜 회사에서 정말 화장실 갈 정신도 없이 일을 해서 버겁게 느껴지거나 전에 없던 스트레스를 느끼진 않았어요,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재미도 있고요.
초반 3개월 정도 프로세스 재수립 과정을 거치고 나니 이제는 10시 출근-3시 퇴근이 무리 없을 정도로 효율화가 되었어요. 일이 손에 어느 정도 익으니까 몸이 슬슬 간지럽더라고요, 그래서 올 연말까지 저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해요. 저희 회사가 올해 파주 물류센터를 열거든요. 파주가 두번째지만 앞으로 세번째, 네번째 계속 늘어날거라 물류센터가 열개 이상 생겨도 문제 없이 착착착- 세팅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A to Z 만들어놓는게 제 목표에요. 혹시나 저를 포함한 직원이 아프거나 일이 생겨도 다른 직원이 앉아서 바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백업해놓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희 회사는 출근하면 9시에 다같이 모여서 구호도 외치고 체조도 하고 하이파이브도 하고 또 주요 이슈를 공유하는 시간이 있고요, 점심 시간엔 직원들이 팀스포츠도 하고 팀을 짜서 반주만 듣고 노래 제목 맞추기 같은 게임도 해요, 구경하다보면 다들 진짜 귀여워요. 제가 직접 참여못할 때도 많지만 간접적으로 그런 젊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아요.
저희 대표님은 상호 존중을 아주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그래서 나이가 한참 어린 직원을 포함해 모두에게 존댓말을 하시는데 입사 초기에 아주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한 달에 한 번씩은 월례 회의를 갖고 성과 공유나 큰 이슈를 나누는 자리가 있는데 그때마다 다같이 두손컴퍼니의 미션을 다시 한 번 상기하고 더 크고 빠른 성장을 위해 아쉬운 점도 많이 나눠요. 회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저 불평 불만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거리낌 없이 대화하고 좋은 방향으로 고칠 수 있도록 다들 노력하고있죠. 서로서로 즐겁게 일하고 건강하게 의견을 나누는 조직문화인 것 같아요.
저는 또래보다 일찍 결혼하고 취업을 해서 친구들이 삶의 변화가 생기면 항상 저에게 조언을 구하는 편인데요. 저는 누구나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의 형태가 어떻든 무조건이요.
일을 선택하는 기준과 조건은 모두가 다를거에요. 경제적인 부분이 큰 사람도 있고, 하고 싶은 일이면 다른 조건은 상관없는 사람도 있고요. 다만, 한국 사회가 아직도 여성에게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다 보니 그런 면에서는 주변에 도움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어요. 본인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은 받을 수 있을 만큼 받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육아를 할 때 시댁이나 친정 양가의 도움은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아이 둘을 낳고 키우다 보니 남편도 육아에 적극적인 편이에요. 그럼에도 어린이집에 다니는 두 아이를 키운다는 건 넘 힘든 일이라 필요할 때는 시간제 돌봄 서비스를 이용해요. 아이를 키우는 일은 결코 엄마 혼자만의 몫이 아닌데 잘 해내려고 혼자 고군분투하다보면 엄마만 스트레스 받게 되잖아요, 힘들 땐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렇게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나타났을 때 꽉 잡을 수 있잖아요.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하다보니 저를 포함해 일하는 엄마들이 지속가능하게 일하려면 많은 회사들이 지금보다 더 치밀하게 효율화와 자동화를 추구해야할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엄마들이, 일도 잘하고 책임감도 높은 엄마들이 더 오래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되고, 모두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인터뷰: 김미진 (위커넥트 대표)
여성과 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더 많은 프로페셔널 여성들이 리더가 되길 욕망합니다. 서로의 일과 삶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느슨한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데 관심이 많고, 언젠가 풀코스 마라톤 완주를 꿈꾸는 러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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