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요일 Mar 11. 2021

라이브 커머스도 우리민족이었어

'배민쇼핑라이브' 런칭한 배달의민족

'라이브 커머스'. 요즈음 커머스 관련해서 가장 핫한 단어 중 하나다. 홈쇼핑, 이커머스, 포털, 메신저, SNS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라이브 커머스 내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열심이다.  업종과 기업마다 분명 차이는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소비자 입장에서 큰 차이를 못 느끼는 게 현실이다.


온갖 곳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MZ를 공략하겠다고 말하는 상황이다 보니, 필자 그 'MZ'에 해당하는데도 별 관심이 생기지 않았다. 본인들은 다르다고 해서 들어가보면, 그게 그거인 것 같고 별로 흥미를 못느껴 바로 나와버리기 일쑤였다. (소위 '노잼' 이었다. 실체 없는 '대세'이자 '트렌드'를 보는 느낌이었달까..)


그러던 중,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3월 9일 '배민쇼핑라이브'를 런칭하며 국내 배달앱 최초로 라이브 쇼핑 서비스를 선보였다. 다른 곳도 아니고 배민이라면 좀 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지봤다. 런칭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향후 변경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다른 라이브커머스와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배민에서 라이브 커머스에 왜 뛰어든 것인지,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지역 배달 맛집의 영역 확장과 홈쇼핑화

- 배민은 보도자료를 통해 "라이브 커머스의 형태는 상품과 기능을 소개하는 방식의 기존 업체들과 비슷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우리는 동네나 전국에 있는 먹거리나 맛집을 소개하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고, 배민 특유의 재기발랄함과 비급 감성을 살렸다는 점에서 다르다. 또한 배민 전용으로 쓸 수 있는 상품권 판매 등을 통해 단골고객을 위한 혜택을 늘려나갈 것이다. " 고 밝혔다.


- 배민은 '배민쇼핑라이브'를 배민 고객에 특화된 콘텐츠와 상품 구성으로 타사들과 차별화하고, 우선 각 지역 배달 맛집 인기 메뉴를 밀키트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역/동네별 주문할 수 있는 맛집이 정해져 있는 배달앱의 한계를 넘어, 다른 지역의 맛집까지 배민에서 주문하도록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앱에 새로 생긴 '쇼핑라이브' 카테고리에서는 셀럽이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을 실시간이나 VOD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첫 라이브 방송의 주인공은 망리단길 떡 맛집 '경기떡집'이었고, 쇼호스트들이 상품을 주로 소개하고 중간에 명장이 직접 출연해 레시피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배민은 첫방송 기념으로, 방송 종료후 판매 금액과 상관없이 1000만원어치의 떡을 기부하기도 했다.




'배민다움'을 가미한 브랜디드 콘텐츠

- '쇼핑라이브' 카테고리에 요즘 유튜브에서 카페 사장으로 핫한 '최준'이 출연했던 VOD가  있어 눌러보았다가 깜짝 놀라 휴대폰을 떨어뜨릴 뻔 했다. 기존 다른 영상들은 사실상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형태와 별다를 게 없었다면, 이 영상은 마치 예능의 PPL을 보는 듯 '브랜디드 콘텐츠' 느낌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인 라이브에서 쇼호스트나 판매자들이 나와서 판매하는 제품이 얼마나 맛있고 신선한지 등에 대해 다룬다면, 최준의 라이브는 가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B대면데이트' 콘텐츠와 동일한 포맷으로 시작한다(아래 왼쪽 이미지). 유튜브 채널에서 그의 명대사(?)로 알려진 '나 표현에 공격적인 사람이라서..'라던지, '꼬마아가씨', '철이 없었죠..' 등의 멘트가 훅훅 들어온다(아래 오른쪽 이미지). 때문에 쇼핑라이브라는 느낌보다는 유튜브나 틱톡에서 영상을 보는 느낌이 든다. 특히 '카페 사장' 최준에게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유제품 (치즈) 을 판매하게 한 것 조차도 '찰떡' 이었다.


출처: 배달의 민족


- 쇼핑라이브 오른쪽 하단의 'ㅋ' 표시도 재미있다. 보통 인스타 라이브나 브이앱, 타사의 쇼핑라이브에서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체크하는 용도(?)로 하트 모양을 사용하는데, 배민은 웃음을 의미하는 'ㅋ'으로 한 것이 색달랐다. 비록 최준의 쇼핑라이브 말고 다른 쇼핑라이브들은 타사의 형식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향후 쇼핑라이브 영상들을 좀 더 재미있는 컨셉으로 기획한다면 'ㅋ'과 잘 어울릴 것 같다. 저 ㅋ을 누르면, 화면에 ㅋ 3개가 연달아 나타나 'ㅋㅋㅋ'의 형태가 된다. 사용자가  라이브쇼핑을 '재미있는 콘텐츠'로 느끼게 하려는  아닐까 싶다.


*11번가 역시 3월 8일 라이브방송 ' 라이브11'에 쇼퍼테인먼트 코너들을 신설하며, 재미요소와 쇼핑을 접목하고자 했다.

**이처럼 브랜디드 콘텐츠 느낌의 쇼핑라이브는 향후 더 늘어날 것 같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은 앞으로 본인들의 경쟁자는 '넷플릭스'라고 밝히고, 미디어 커머스 자회사 '마인드 마크'를 설립한 데 이어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329'와 '실크우드'에 대거 투자하기도 했다.



배민의 향후 수익 모델?

- 현재 쇼핑라이브는 배달 장소와 상관없이 동일한 콘텐츠가 공개되고 있다. 하지만 핑라이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면, 지역별로 라이브쇼핑 영상이 업로드 될 지도 모르겠다. 배민에 입점은 되어있지만 주문수/후기가 적어 고민인 업주들에게 새로운 광고 솔루션으로 다가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최근 오픈리스트/울트라콜 광고와 같은 기존 배민의 광고 상품에 대한 업주들의 여론 상 새로운 광고 상품에 대한 내부의 고민 역시 해결해줄지도?


- 최근 배민은 업데이트에 ' 배달팁 낮은순', ' 배달 빠른순' 등의 소팅을 추가했는데, 오픈리스트와 울트라콜 광고비를 지불했음에도 업체정보가 목록 상단에 뜨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업주들의 불만이 상당했다.  이에 배민 쪽은 소비자편의를 높이기 위함이었으며, 광고비 의존도가 낮아져 장기적으로는 업주들에게 도움이 될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업주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광고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경우,  쇼핑라이브를 새로운 광고 상품으로 기획 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선물하기 사업과의 시너지

- 최근 배민은 공격적으로 '선물하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배달음식 특성상, 그리고 배민의 주요 타겟 고객 특성상 한 번에 여러개를 주문하거나 가격대가 높은 음식 주문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하지만, 만약 고객이  선물하기를 통해 3~5만원 상당의 배민 상품권(쿠폰)을 받는다면, 배달앱에서 높은 가격대나 많은 양의 음식을 주문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낮출수 있다.


이는 고객이 지금 당장 먹을 것이 아니더라도, 혼자 먹기에 많은 양이어도 쇼핑라이브를 통해 해당 상품에 매력을 느끼면 주문하도록 유도하는 것에 기여할 것이다. 또한, 고객이 배민을 그저 배달앱이 아닌 '맛있는 음식을 구입할수 있는 플랫폼'으로 인식하도록 하여, 사업 영역의 확장을 용이하게 할수 있을 것이다.




라이브 커머스를 시도하는 여타 기업들과 소구하는 감성도 다르고, 기존의 사업 영역과 보유한 강점도 차이가 있는 만큼 ' 역시 뭔가 다르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확실하게 배민만의 색이 담기려면 앞으로의 행보가 중요할 것 같다.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는 형태나 상품의 선정, 혹은 프로모션에서라도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수많은 라이브 커머스 기업 中 하나가 될지도 모른다.  배민만의 탁월한 브랜딩과 재치로 라이브 커머스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참고로 필자는 배민과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밝히며 글을 마무리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OTA, 코로나 이후의 여행을 말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