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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요예술회 Jan 26. 2021

유에민쥔 전시회

1월 둘째 주 수요예술회

전시회명 : 유에민쥔

타이틀 : 한 시대를 웃다!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기간 : 20.11.20~21.03.28  

전시 순서 :  

1. 세상에서 가장 슬픈 웃음

2. 한 시대를 웃다

3. 사의 찬미

4. 조각 광대

5. 일소개춘-한 번 크게 웃으니 온 세상이 봄이다!

6. 유에 민쥔 X최지만 / P.K Studio


<잔디에서 뒹굴다>


2021년 새해가 밝았는데 팬데믹은 여전하고 날씨 또한 세기말적인 무드가 계속되고 있어 우울한 새해가 아닐 수 없다. 1월의 두 번째 전시는 그야말로 웃고 싶어 간 전시였다. 이름은 낯설지만 그 특유의 만개한 웃음은 익숙한 중국 작가 유에민쥔의 개인전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기대감을 안고 전시장을 들어가 그림을 보는데 마스크 속 내 얼굴도 그림 따라 치아를 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과장될 정도의 몸짓과 핑크빛의 벗은 몸, 보통 사람의 두배 이상의 치아가 가지런히 보이는 만개한 웃음은 보면 볼수록 왜 슬프게 보이는 걸까? 



세상에서 가장 슬픈 웃음

유독 전시 디스크립션이 훌륭하게 다가왔던 유에민쥔 전시였다. 

섹션별 제목과 설명, 심지어 그림의 제목까지 가슴에 콕콕 박혔다.


<처형> 프란시스코 고야의 <1808년 5월 3일 마드리드 수비군의 처형>을 패러디한 작품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결같이 실없이 웃고 있다.
자본과 권력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기력하고 무능한 세대들에 대한 자조적이고 냉소적인 비웃음이다.

<방관자>


사회주의와 신자본주의가 공존하는 시대, 정치적 통제와 자유 앞에서의 무기력함을 바보 같은 웃음으로 표현하고 있다. 현대 중국인의 자화상을 작가 자신의 웃는 얼굴로 말이다. 무기력함을 표현하는 웃음이었다고 하니 회사에서 느끼는 답답함 혹은 신문의 정치면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졌다. 웃으러 갔다가 한 방 맞고 나온 느낌이랄까. 천진난만한 포즈와 익살스러운 웃음이 더욱 슬프게 느껴졌다.


<기억>


중국뿐만 아니라 현대인이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현시대의 무기력함일 것 같다. 하지만 슬프더라도 웃자. 우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死의 찬미 - 죽음을 기억하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금 이 순간'을 살라!


제목 때문에 넋을 잃고 보았던 그림 <웃음은 위대하고 죽음은 영광이다>


좌 <기사회생> / 우 <눈빛>
<연인 1>
<연인 2>

영화 코코를 생각나게 했던 작품



<짐승 같은 인간>

사람의 얼굴을 하고 뒤통수에는 짐승의 얼굴을 하고 있는 작품을 보고 있자니 너무 현실적이어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일소개춘 - 한 번 크게 웃으니 온 세상이 봄이다!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는 것>


그림을 보며 복잡하고 진지해졌던 나에게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해주는 듯한 섹션이었다. 시대적 배경이나 작가의 의도를 떠나서 우선 웃는 얼굴 그것으로 된 것이다. 한 번 크게 웃으니 온 세상이 봄이라지 않는가?!


<유에민쥔 x 최지만>

하나 소장하고 싶은 작품, 언젠가 꼭 살 수 있기를! 컬래버레이션 또한 훌륭하구나!





BK 한 줄 평

웃으러 갔다가 울 뻔했지만 결국 유쾌하게 웃을 수 있었던 전시, 

모두 다 같이 한 번 크게 웃으면 온 세상에 봄이 온다 하니 웃음 장전하시고 전시 보기를 추천합니다.


Hee.J 한줄 평 
역설적인 상황에서, 웃음을 통해 자신의 예술적 표현 방식을 찾은 중국의 대표적인 현대 작가 유에민쥔, 
그리고 그 자신만의 방식을 유지한다는게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아는 나는, 이제서야 그의 작품의 가치를 알게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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