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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버박사 Dec 04. 2016

<실용주의 사고와 학습> 을 읽고

개발자 두뇌 활용서


  <실용주의 사고와 학습> 이라는 책을 읽고, 나의 지금까지 경험을 더해 정리를 하려고 한다. 개인적인 예와 경험과 생각을 적은 부분도 있고, 책에 있는 내용을 적은 부분도 있고, 둘을 섞어서 써 내려간 부분도 있다. 깔끔하게 정리하기가 쉽지 않아서 간단한 소 주제를 적고 짤막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으로 작성했다.




1. 맥락(Context)


  맥락이란 주변의 상황이나 여건 또는 관계를 이야기한다.


맥락의 중요성에 대한 예:

바둑은 주변 배석(돌이 놓여 있는) 관계에 따라 악수(안 좋은 수)가 호수(좋은 수)가 되고, 호수가 악수가 되기도 한다.

신기술이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IT 업계에서는 신기술이 나오면 일부 사람들은 그 기술에 열광하며, 모든 문제를 그 신기술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여러 상황(맥락)을 고려하여 그에 합당한 기술을 선택해야 한다.



맥락(Context)을 고려하라




2. 이론


  가끔 무턱대로 "이론은 이론일 뿐이고, 실전이 최고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론은 우리가 관찰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즉, 이미 실전으로 경험한 사람이 자신과 타인의 경험을 토대로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쓴 것이 이론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론은 단순히 실전과 관계없는 허무맹랑한 말이 아니라, 이미 경험한 사람들이 쌓아 올린 지식의 집합체다. 따라서 우리는 실전을 경험하기에 앞서 이론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할 수 도 있고, 실전을 경험한 후 이론을 통해 내가 경험한 것과 비교하여 더 성장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또한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론은 이론일 뿐..)이라 할 수 있다.


이론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이벤트 이론 : 측정, 검증 가능한 이론(예, 우리는 뇌의 모든 것을 전기나 영상 의학기기로 설명 가능하다)

구성 이론 : 측정, 검증 불가능한 이론(예, 우리가 마음(추상 개념)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가)


  나는 사실 측정이나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나 또는 우리(인류)가 대상과 관련하여 아직 측정 또는 검증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3. 드라이퍼스 모델


드라이퍼스 모델 이란, 구성 이론이며 기술 습득의 모델이다. 드라이퍼스 모델은 기술 습득 과정을 초보자, 고급 입문자, 중급자, 숙련자, 전문가의 다섯 단계로 나눈다.


초보자 : 레시피가 있어야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규칙이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고급 입문자 : 자신만의 무언가를 할 수 있지만,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 예로 회사의 임원이 직원들을 모아 놓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큰 그림을 이야기하면 관심 없어한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꽤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개발을 할 때 단순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하고, 내가 개발하려고 하는 서비스의 사업적인 부분에 대해 질문하지 않고,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중급자 :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할 수 있고, 능력이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또한 팀의 리더가 될 수도 있지만,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지 못한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더 큰 도약이 필요하다. 정확한 분류는 아니지만 대략적으로 과장 정도의 직급이 여기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숙련자 : 자신을 스스로 돌아볼 수 있고(스스로 피드백을 통한 발전이 가능), 문맥을 이해하며 일 한다. 문맥을 이해하기 때문에 디자인 패턴이나 격언 등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 : 방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책을 쓰거나 강의를 할 정도의 능력이 있고, 규칙이 아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직관으로 일을 처리한다. 어떤 상황에서 특정 패턴을 발견해 내는데 고수다.


  자신이 어떤 영역에 속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급 입문자나 중급자에 머문다고 한다.



규칙이 있으면 시작할 수는 있지만 더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4. 이차적 무능력


  나는 스키를 배운 적은 없고, 개인적으로 즐기는 수준이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꽤 잘 탄다는 소리를 듣곤 하지만 나는 내가 취미 수준에서는 중급에 막 들어가는 정도이고, 스키라는 큰 세계에서 본다면 햇병아리 초보자에 불가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보다 스키를 잘 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자신을 상급자라고 하며 입문자들을 가르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스키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가끔은 무지가 직관보다 큰 확신을 주기도 한다. 이차적 무능력이라는 말이 있다. 기술도 없지만 자기가 그 기술이 없는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초보자는 아는 게 적기 때문에 쉽게 확신하고, 전문가는 이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함부로 확신하지 않는다. 혹시 내가 이차적 무능력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대한 의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5. 뇌의 작동원리 - L모드와 R모드


  뇌에는 두 가지 모드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선형적이고 느린 L모드, 하나는 비선형적이고 빠른 R모드이다.


L모드의 영역 : 언어(이름 붙이고, 단어를 사용하는 등), 분석, 상징, 추상, 시간(시간 기록하고, 일의 순서 정하는 것), 추론, 수치(수치 활용), 논리, 선형(하나의 생각에서 다른 생각이 이어지는 것)

R모드의 영역 : 비언어(이미지로 떠오름), 종합(사물을 모아 전체를 형성함으로써 배움), 유추, 비합리(결과를 내기 위해 이유나 사실에 기초하지 않음), 전체(패턴과 구조를 지각하면서 한 번에 전체를 보려고 함), 공간(각각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각 부분이 어떻게 전체를 형성하는지), 직관(패턴, 예감, 느낌, 시작적 이미지), 비선형(생각이 이어지지 않고, 별개로 떠오름), 창의


예:

1.
  - 개구리 해부(분석) 하며 배우기 = L모드
  - 개구리 모형을 만들며 배우기(종합, 구축) = R모드

2.
  - 바둑 두는 사람 = L모드
  - 훈수 두는 사람 = R모드

3.
  -  코딩의 드라이버 = L모드
  -  코딩의 네비게이터 = R모드

4.
  |        |
  | |   |  |
  |        |

  위의 문자를 잠깐 봤을 ,
   -  I  보인다면 L모드(부분 분석)
   - H  보인다면 R모드(전체, 패턴)


L모드는 나무를 보고, R모드는 숲을 본다. 우리 개발자들은 L모드가 발달되어 있다. 하지만 R모드를 잘 활용해야 더 효율적인 학습을 할 수 있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할 수 있고, 더 높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다(R모드의 영역 참조).




6. 애플이 성공한 이유


  나는 물건을 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외적 디자인이다. 내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그런 예쁜 디자인을 선호한다. 그다음이 기능이다. 개발자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게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이 어색하고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매력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매력적이지 않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보다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이는 긍정적인 감정이 학습과 창조적인 사고에 좋은 영향을 주고, 당황하거나 겁에 질리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의 인지를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을 보니 죄책감(?) 없이, 하던 대로 물건을 선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 창의력이란 무엇인가


  R모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창의력이란 것이 사실은 고도화된 검색과 패턴 매칭의 결과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R모드가 백그라운드에서 빠르게 돌고 있다가 지금까지의 경험과 기억을 토대로 상황에 가장 알맞은 패턴을 찾아 이미지화하면, 우리는 아! 하며 코난이 범인의 트릭을 알아채며 머릿속에 섬광이 스치는 것처럼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다.

  다양한 감각을 느껴야 뇌의 여러 부분이 활성화되어 창의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한다. 열심히 공부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만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여행도 가고,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듣고, 사랑도 하고, 얼마나 좋은가.




8. R모드 훈련법 및 L모드와 R모드의 조화


  그림을 그릴 때, L모드는 명칭으로 정해진 형식을 생각하여 그리기 때문에 아이들 장난 같은(네모 벽에 세모 지붕의 집) 그림이 되지만 R모드는 본 것을 그대로 그리기 때문에 사실적인 그림이 된다. 그림을 통해 R모드를  훈련하기 위해서는 그림을 거꾸로 놓고 따라 그려보면 된다. 그림의 각 부분을 어떤 명칭(얼굴, 팔, 다리 등)으로 생각하지 않고, 선과 선의 연결만을 집중하여 따라 그리면 R모드가 활성화되어 더 사실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R모드로 시작해서 L모드로 흐름을 타면 좋은 학습을 할 수 있다. 예로, 아무 설명 없이 등반 체험을 한 후(R모드) 등반 강의를 들으면(L모드) 경험에 기반하여 더 이해가 잘된다.


개발할 때, R모드를 깨우는 방법:

코딩하다 막힐 때는 잠시 한걸음 떨어져서 그림, 화이트보드, 대화 등을 이용하여 생각하라.

집중하면 L모드가 활성화되므로 아무 생각 없이 산책을 하고 와라.

디버깅 시 일부로 해당 버그를 만들어 보려고 하라. 역으로 생각하면 뇌에 색다른 자극을 주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다.

평소에 안 하던 행동을 해서 R모드가 다른 경로로 아이디어를 검색하게 하라.


메타포(은유):

  컴퓨터의 윈도우, 마우스, 휴지통 등이 메타포다(실제 창문, 쥐, 휴지통이 아니기 때문에). L모드와 R모드가 만나는 지점이 메타포라고 한다. 시스템에 메타포를 입히면 설계가 강력하고 쉬워진다. 실제로 고수들이 설계한 시스템을 보면 메타포를 잘 활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유명 오픈소스들의 이름과 마스코트 캐릭터만 봐도 알 수 있다.




9. 우리 뇌의 버그와 디버깅


  이 책에서는 인지적 편향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뇌에 숨어있는 버그에 대해 정리해준다. 혹시 내가 이러한 인지적 편향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잘 생각해보면서 보도록 하자.


고착화 : 계속해서 책 100권을 판다고 강조하다가 85달러라고 제시하면 상대적으로 할인받는 기분을 느낀다. 100권이라는 숫자에 고착화(어떤 현상이 굳어져 변하지 않는 상태가 됨) 된 것이다.

기본적 귀인 오류 : 어떤 맥락에 상관없이 특정 잘못이나 잘함을 개인의 성향으로 돌리는 것.

이기적 편향 : 흔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내 탓이고, 실패하면 남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다. 나도 시스템의 일부임을 지각해야 한다.

종결 욕구 : 불확실한 것을 불편해하며 대충 빨리 마무리 지으려 하는 경향.

확증 편향 : 선입관(어떤 대상에 대하여 이미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고정적인 관념이나 관점)이나 좋아하는 것에 치중하는 것

노출 효과 : 예전에 심리학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별 호감이 없던 사람도 자꾸 보게 되면 호감이 간다는 연애할 때 아주 유용한 효과. 익숙한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그것이 노출 효과다.

호손 효과 : 자신이 연구대상이라는 것을 알면 더 집중하는 것

잘못된 기억 : 우리 뇌는 입력의 진의 여부를 알지 못하고 전부 진짜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것이 실제로 겪은 일이든 아니면 아주 생생한 상상이든 같은 입력으로 보고 작용한다. 그래서 간혹 사건의 목격자가 잘못된 기억으로 잘못된 진술을 할 때가 있다.

표상적 축소 오류 : L모드가 복잡한 것을 간단한 표상으로 나타내길 좋아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버그. 미묘한 세부사항을 놓치게 된다.

명목 오류 : 어떤 것에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이 나타내는 것이 전부라고 믿는 것.


이런 버그들을 디버깅하기 위한 기법으로는

세대별 기호(사람마다의 차이)를 파악하여 참고하라(일종의 문맥 파악)

자신의 성격을 파악하라(타인과의 차이(문맥)를 고려)

자신을 스스로 테스트하라(다양한 근본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기)




10. 학습 노하우


  일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꽤 유명하다. 하지만 일만 시간을 경험하면 전문가가 된다는 이런 일만 시간의 법칙은 다음 세 가지가 충족되었을 때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한다.


능동적으로 학습한다.

충분한 경험을 쌓는다.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아 교정한다.


능동적인 학습을 위해 효과적인 계획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름하여 SMART 목표 설정.


Specific : 구체적으로

Measurable : 측정 가능하게(사실 측정 가능하지 않으면 충분히 구체적(Specific)이지 않은 것이다)

Achievable : 달성할 수 있는

Relevant : 의미 있고 적절한(내가 좋아하고 열망하는 것)

Time-boxed : 시간제한이 있는(목표를 쪼개어 중간 목표를 세우고, 시간제한을 두면 효과적이다)


  단어만 들어봐도 어떤 의미인지 단번에 이해가 갈 것이다. 계획을 세울 때 참고하면 좋겠다.


  또 학습하는 방식에는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운동감각적(몸으로 직접 경험해보는)으로 하는 세 가지가 방법이 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안다면 효과적인 학습에 도움이 된다.

  우리가 어릴 적에 한 번은 해보았을 IQ 테스트, 하지만 사람은 IQ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한 가지 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설이 있다. 그것이 바로 다중 지능이다. 다중지능의 종류에는 운동감각, 언어, 논리/수학, 시각/공간, 음악, 대인관계, 개인 내적(자기성찰) 등의 지능들이 있다고 한다. 이 또한 내가 어떠 지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여 그에 맞는 학습을 한다면 효과적이다.

  앞에서 우리의 뇌를 디버깅하기 위해서 자신의 성격을 파악하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성격유형을 검사하는 검사지가 꽤 많은데(떠돌아다니는 심심풀이 심리테스트 말고, 꽤나 공신력 있는 MBTI나 DISC 성격유형 등의 검사지가 좋다), 역시 자신의 성격을 파악하면 그에 맞는 학습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된다.


다음은 효과적인 학습을 위한 독서 노하우 SQ3R 이다.

Survey(훑어보기) : 책을 읽기 전에 목차나 머리말 등을 간략하게 훑어보며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한다.

Question(질문) : 생각나는 질문을 적어 놓는다.

Read(읽기) : 쭉 다 읽는다.

Recite(낭송) : 요약이나 메모를 하고, 공감각적(여러 감각이 교차하는 것; 숫자마다 어떤 색깔이 있다고 상상하거나 단어에 어떤 냄새가 있다고 생각하는 등)으로 재구성해본다.

Review(복습) : 다시 읽고, 메모를 확장하고, 토론한다.


  요즘 들어 독서를 하며 느끼는 것이 있는데, 책을 꼼꼼히 읽어도 시간이 지나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SQ3R 처럼 체계적이고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여 읽는 다면 효과적일 것 같다. 또 읽어도 시간이 지나면 자꾸 잊어버린다고 하니까 나오는 다음 내용! 바로 테스트 주도 개발이 아닌 테스트 주도 학습이란 것이 있다. 즉, 자신이 학습한 것을 일정 주기(간격)로 지속적으로 테스트하라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효과적이라고 해서 이것을 간격 효과라고 한다. 사람의 기억력을 그래프로 그리면 망각곡선이란 것이 나오는데, 이 곡선은 지수적(급격히 증가 또는 감소함)이라서 우리 기억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하게 감소한다. 따라서 간격 효과를 사용하여 자신을 지속적으로 테스트해야만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




11. 마인드맵과 메모


  뇌를 효과적으로 자극하기 위해선(그래야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일반적인 메모보다 마인드맵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마인드맵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검색해보자). 마인드맵을 그릴 때, 처음에는 목적 없이 놀듯이 인상 스케치처럼 아이콘으로 단순하게 표현하고(R모드 사용), 그 이후에 다시 색을 입히고, 꾸미고, 고치고, 꼼꼼하게 정리하는 것(L모드 사용)이 좋다. 마인드맵을 그려주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직접 손으로 하는 것이 다양한 감각을 사용하여 뇌를 자극하기에 좋다. 마인드맵의 장점 중 하나는 문제를 R모드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팀원과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화이트보드에 포스트잇을 붙여 마인드맵 형식으로 브레인스토밍을 하면 굉장히 효과적이라고 한다(해보고 싶다).

  또한 메모를 하는 것은 메모한 내용을 다시 읽지 않아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핵심적인 내용을 메모로 대강 작성하면서(정제되지 않은 메모) R모드를 활성화하고, 다시 정리하면서(정제된 메모) L모드를 사용하여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R모드와 L모드의 조화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기억해보라. 같은 맥락으로 일을 할 때 문서화는 문서보다 중요하다. 나를 내적으로 준비시켜주기 때문이다.




12. 배움에는 때가 있다


  요즘 관심 있는 몇 가지에 대해 책을 사서 공부하곤 했다. 하지만 단순한 호기심으로 공부한 내용은 다시 잊혀질 뿐이었다. 배움엔 때가 있다고 했던가. 그것은 비단 나이를 이야기하는 것만은 아니다. 내가 너무 하고 싶을 때, 꼭 필요할 때, 지금일 때, 그때가 바로 배움의 때이다. 내게 필요할 때 그것을 공부한다면 경험과 함께 지식과 노하우가 쌓이고, 경험을 통해 터득하였기 때문에 기억도 오래가고 무엇보다도 재밌다.




13. 중요한 것은 노는 것이다


  앞에 일만 시간의 법칙에서 말했던 것처럼 무언가의 전문가가 되려면 우리는 아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해야 하며, 충분히 많은 경험을 쌓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아 그것을 탐구하고 연구하며 개선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일만 시간이라는 긴 시간(대략 10년) 동안 이것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너무 힘들 것 같다. 하지만 그 일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이라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고, 새로운 것을 배울 생각에 신이 나는 그런 것이라면 말이다.

  나는 대략 5년간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무언가를 배울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설렌다. 앞으로 5년은 당연히 끄떡없을 것 같다. 핵심은 바로 내가 신나게 놀만큼 좋아하고 재미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보통 학교에서 당장 사용하지도 않는 지식을 배우느라 시간을 허비한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경험(R모드; 등반 체험)을 먼저 하고 공부(L모드; 등반 강의)를 해야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이래서야 언제 일만 시간을 능동적이고, 충분한 경험을 통해 지속적인 피드백으로 개선해 나가며 채운단 말인가. 초중고 12년 동안(일만 시간(약 10년) 보다 많은) 우리는 전문가가 되지 못한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그리고 대학을 졸업을 하고서도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태반이 잘 모른다. 편하게 살려고 공무원을 준비한다. "나는 우리에게 꼭 필요하며, 나에게 너무 재미있는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전력공사에 들어갈 거야!" 가 아니라 그냥 통어 공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참 재미없다. 중요한 것은 노는 것이다.



더 많이 배우려면 더 많이 놀아라




14. 경험 활용


  어떤 새로운 문제에 당면했을 때, 우리는 보통 유사한 이전의 경험에서 해답을 찾는다(공통점). 아주 좋은 방법이지만, 기존의 지식과 경험에만 얽매여 있다 보면 잘못된 해답을 내놓을 때가 많다(차이점). 즉, 이전의 경험과 새로운 문제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 모두가 중요하다. 본질을 정확히 파악해야 제대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15. 실패


  현재 우리나라는 실패에 너그럽지 못한 사회다. 초중고 12년간의 노력이 한 번의 수능으로 판가름 나며, 실패했을 때 재수생은 죄인이 된다(스스로든 타인으로부터든). 한 가정의 아버지가 어떤 일에 도전(사업, 투자 등 기타 여러 가지)하여 실패해서 재산의 일부를 탕진했을 경우, 가족들로부터 위로의 말보다는 비난을 받기 일수다. 이 밖에도 각자가 생각하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정말 쉽고 의미 없는 일이 아니고서야 한 번에 성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당연히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반복하며 경험을 쌓는 수밖에 없다. 실패로부터 자유로워지지 못한다면 실패가 두려워 시도하지 못하므로 경험을 쌓지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성공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한 번의 실패로 많은 것을 잃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우리는 마음껏 실패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실전은 아니지만 실전과 유사한 내가 마음대로 실패할 수 있는 가상의 환경을 구축하라. 그리고 마구 실험하라. 실험 전의 어떤 상태로든 되돌려서 다시 시도할 수 있게 만들어라(형상 관리).




16. 이너 게임


  이너 게임은 구체적인 매뉴얼이나 지시(일반적인 방법)를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며 스스로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관찰과 인지를 통해 학습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면 탁구를 혼자 연습할 때, 탁구 기계가 공을 던져주면 내가 치고, 그것이 최종적으로 떨어진 위치를 관찰하여 입으로 말한다. "왼쪽", "오른쪽".. 이렇게 경험하며 내가 치는 것에 따라 공이 떨어지는 위치를 관찰하고 말해보면서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되는 것이다. 보통 일반적인 방법보다 훨씬 빠르고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한다.




17. 압박은 인지를 죽인다


  사람이 당황하거나 놀라게 되면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몸이 굳는 경우가 있다. 압박이 생기면 뇌의 R모드 기능이 차단된다고 한다. 어떤 일에 시간제한이 있고, 그 기한이 급박할수록 생산성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가장 큰 원인은 압박이다. 압박을 받으면 그 이후에도 일정 시간 압박의 숙취가 유지된다고 한다. 실패를 허용하는 환경을 만들어 압박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18. 상상은 감각을 넘어선다


  뇌는 진짜 기억, 감각적 입력, 상상이나 예측 등 모든 입력을 구분하지 못하고 동일한 입력으로 보고 처리한다. 그래서 내가 어떤 것을 간절히 원하고, 할 수 있다고 아주 생생하게 상상하면 뇌가 그 입력을 받고 실제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 그 어떤 것을 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앞에서 말한 바 있지만 안 좋은 예로, 어떤 사고의 목격자나 피해자가 충격으로 인해 상상이 기억을 덮으면서 잘못된 증언하는 경우도 있다.




19. 명상


  명상을 왜 해야 할까? 명상이 좋다고는 하는데 이유를 잘 몰랐다. 하지만 이번에 조금 알게 되었다. 자신만 들을 수 있는 내 머릿속에서 속삭이는 말들이라고 하면 그게 무언인지 다들 알 것이다. 일명 속으로 생각하기다.

  그런데 쉴 때도 머릿속에서 말들이 계속 재잘거릴 때가 있다. 휴식을 통해 R모드를 수면 위로 올릴 수 있지만, 이렇게 머릿속에서 말들이 떠들며 구체적인 생각에 집중하게 되면 L모드가 남아있어 R모드가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L모드와 R모드는 동시에 나올 수 없는 구조다). 앞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R모드를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좋지만 이런 재잘거림 때문에 내가 원할 때 R모드를 사용할 없다. 하지만 뜻대로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는 게 쉬운 건 또 아니다. 그래서 명상이라는 훈련이 필요하다. 명상을 통해 머릿속을 비움으로써 R모드를 활성화할 수가 있다. 또한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다.


명상을 하는 법을 간략하게 말하자면

조용한 곳에 앉아 자신의 호흡에만 집중한다.

머릿속의 재잘거림 같은 언어 사용을 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20. 단기 기억 유지


  해야 할 것이나 약속 등을 잘 기억하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항상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잊어버리는 실수를 반복하곤 한다. 누가 머리가 좋고 나쁜가의 문제 같지만 사실은 아니다. 누구나 뇌의 용량에는 한계가 있고, R모드가 기억을 찾으러 돌아다녀도 언제 그것이 튀어나올지는 알 수 없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기억하고자 하는 것을 내가 자주 가는 어떤 특정 위치에 남겨 놓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매일 아침 출근을 하려고 집을 나설 때, 꼭 필요한 것은 지갑, 스마트 폰, 차키 등이 있다. 이런 필요한 것들을 내가 집을 나서기 전에 항상 눈이 가는 곳에 올려두었더니 잊어버리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또 특정 시간에 필요한 것을 한 곳에 모아두니 그중 하나만 기억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또 한 가지 예를 들면, 내가 주차를 하는 곳은 층이 조금 특이하게 1B, 2A, 2B, 3A, 3B, 4A, 4B, 5A, 5B 이렇게 9개나 된다. 매일 아침마다 자리가 생기는 다른 곳에 주차를 하기 때문에 퇴근 후에 와서 어디에 주차했는지 기억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주차를 하고 나서 그 층과 관련된 말장난이나 동음이의어 또는 여러 가지 주변 상황 등을 한번 생각해두면 이상하게도 퇴근 후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어디에 주차했었는지 바로 기억이 난다. 뇌가 그 순간의 상황을 어딘가에 저장해 두었다가 퇴근 후 주차장에 들어와서 비슷한 환경에 들어섰을 때, 이전 기억을 끄집어 오는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21. 컨텍스트 최적화


  어떤 일을 할 때, 우리의 뇌는 그 일에 대해 집중하게 되고, 그 일과 관련된 내용만을 뇌의 메모리에 올려서 사용한다. 이것이 컨텍스트다. 하지만 중간에 누군가와 대화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하게 되면 컨텍스트 전환이 일어난다. 그리고 하던 일을 다시 하기 위해서 돌아오면 이전만큼 집중하게 될 때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우리는 컨텍스트 전환을 피하고 컨텍스트를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

  어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컨텍스트 전환 때문에 생산성이 20~50%가 감소한다고 한다. 또 대마초를 필 때 IQ가 4 정도 감소하지만 일을 하면서 계속해서 메일을 확인한다면(컨텍스트 전환) IQ가 10이나 감소한다고 한다.

  그러면 어떻게 컨텍스트 전환을 피하면 좋을까? 개인적인 예를 들자면, 나는 업무 3가지를 맡고 있는데 그중 한 가지를 하고 있다면 다른 업무와 관련된 메일이 와도 일일이 살펴보지 않는다. 메일을 읽고 그 내용을 이해하다가는 컨텍스트 전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필요한 내용은 필요할 때 찾아서 보면 된다. 이렇듯 각자 자신만의 방법을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또 어쩔 수 없이 컨텍스트 전환을 해야 한다면 전환 전에 관련된 내용을 메모해 놓고, 심호흡도 한번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한 후에 전환하게 되면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타의적으로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짜증만 내고 있다가는 아무것도 안된다. 팀 내에서 업무에 끼어들기 금지와 관련된 규칙을 정하자고 건의해 볼 수도 있고, 때로는 아예 전화선을 뽑아버리는 과감함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22. 변화


  오래된 습관은 뇌에 고속도로를 만든 것과 같다. 새로운 길을 놓을 수는 있지만, 언제든지 다시 돌아갈 수 있다. 게으르던 사람이 부지런해지자고 열심히 한 달을 노력했지만, 한 달 뒤 슬슬 다시 돌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자책할 때가 있다.



자책하지 마라.
사람의 뇌가 그런 구조로 되어있는 것뿐이다.
다시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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