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8] 문과생 마케터들을 위한 하드웨어/테크 다섯!
안녕하세요, 위클리 파이브입니다.
테크 분야 소식도 마케터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중 하나죠. 하지만, 저희 같은 문과생들에게 테크 이야기는 괜히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곤 한답니다.
그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요즘 핫한 타짜의 응수좌체로 주제 소개 올릴게요.
내가 문과생 생활 열일곱에 시작했다.
그 나이 때 문과생 시작한 놈들이
백 명이다 치면은...
지금 나만큼 사는 놈은 나뿐이야.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
코딩하는 놈 재끼고,
수학하는 놈 보내고,
얼리어답터라고 나 무시하는 놈들...
다 죽였다.
흠흠.
이번 주는 자율주행차부터 로봇까지!
문과생 마케터들을 위해 정리한 하드웨어/테크 이야기 다섯을 차근차근 알려드릴게요.
잠깐,
아직도 어렵게 느껴지신다구요?
그렇다면 이 말씀드리고 싶네요.
"위클리 파이브는 무너졌냐 이 새끼야?"
그럼,
하드웨어/테크 이야기
다섯을 소개합니다.
#1
퍼스널 모빌리티 전동 킥보드
야근 후 11시가 넘어서 귀가하는데 강변북로가 막히는 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 적이 있어요.
서울 사는데 차를 왜 사?
서울 시내에서만큼은 자동차가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이라고 말하기 힘들 것 같아요. 주요 도로는 늘 교통체증이 시달리고요. 반대로 대중교통은 그 범위와 편의 모두 점점 발달하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대중교통으로 커버되지 않는 구간도 많죠. 버스나 지하철을 타긴 뭐하고, 그렇다고 또 걷기에는 꽤나 성가신 그런 거리들 말이에요. 그렇다고 택시를 타자니 러시아워에 꼼짝도 못 한 경험 때문에 쉽게 선택하지 못하겠구요.
그래서인지 요즘 퍼스널 모빌리티가 주목받고 있는 것 같아요. 어느샌가 도로에서 많이 보이죠? 킥보드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아스팔트 위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이동수단들 말이에요.
이제는 디지털 채널에서도 그 존재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어요. 시리즈의 데일리웨어 브랜드인 S'LOW가 트렌디한 가방 브랜드 로우로우, 그리고 퍼스널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킥고잉과 함께 콜라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상에선 슈메이커의 하루를 담백하게 보여주는데요. 단순히 이동수단이나 의류, 액세서리가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세 개의 브랜드의 제품을 소구 하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이제 점점 도시인들은 원하는 곳으로 이동을 하는 데 있어, 차를 소유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혼밥, 혼술처럼 홀로 이동하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자동차는 여전히 가장 프라이빗한 공간이긴 하겠지만 도시 내 활용도, 특히나 가성비 측면에서 밀레니얼 세대들을 사로잡는 건 점점 힘들어지지 않을까요?
전동 킥보드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와중에 글로벌 1위 퍼스널 모빌리티 스타트업인 라임이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식도 있네요. 위에서 소개한 킥고잉을 포함한 씽씽, 고고씽 등 국내 스타트업들과 더불어 지난 달인 8월에 글로벌 회사 최초로 한국에 진출한 빔(Beam Mobility Holdings)까지 한국에서 어떤 성과를 보일지, 그리고 이들을 통해 우리의 이동생활은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가 됩니다.
#2
승차공유와 자율주행이 가는 길
역사적으로 하드웨어의 혁신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으로 연결됐어요.
굳이 증기기관의 발명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모바일 폰 이후의 세상을 생각해보면, 우리의 일상생활은 물론 산업 또한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알 수 있죠.
테크 기업들은 모바일 폰의 등장 이후 굉장한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기업가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요.
상위권의 이름이 올라있는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또한 IT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유명하죠.
모바일 폰 다음의
거대한 하드웨어 혁명은
어디에서 일어날까?
물론 아무도 알 수 없겠지만, 소프트뱅크 그룹 손정의 회장의 포트폴리오는 그가 자동차에 베팅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듯이 보입니다.
공교롭게도 Mobile과 Moblity 모두 '이동'에 어원을 두고 있는 말인데요. 모바일 폰은 이동하면서 뭔가를 할 수 있게 된 것에 의미가 있고, 모빌리티는 이동 자체에 의미가 있었어요.
하지만 자율주행이 상용화된다면 이 또한 많은 변화가 있을 거예요.
우리는 자동차를 타고 이동 중에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되겠죠. 아마도 지금 모바일 폰으로 하고 있는 거의 모든 것은 물론이고, 주행 환경에 특화된 어떤 서비스들을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앞다투어 자동차 내에 OS를 이식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뿐만이 아니죠.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할 이유도 많이 줄어들어요.
얼마나 멀리 가든, 어떤 루트로 가든 간에 드라이버 없이 자동차 혼자서 움직일 수 있게 되니까,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불러 다니면 돼요.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음'에 대한 불편함이 크게 줄어드는 거죠. 자동차를 소유하려는 가장 큰 니즈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까지 이동하는 것이니까요.
실제로 승차공유 회사들은 세계 각지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실험을 시작하고 있어요. 상용화가 정말 얼마 남지 않은 느낌입니다. 앞으로 우버나 그랩을 부르면 드라이버 없이 자동차 스스로 픽업을 하러 오고, 유저는 이동하는 동안 영화나 드라마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현대자동차 또한 최근 세계적인 자율주행 전문 기업 '액티브'와 함께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며 자율주행에 크게 배팅을 했습니다. 승차공유 서비스에만 소극적으로 투자했던 현대차가 이번에 마련한 재원은 총 20억 달러(한화 약 2조 4000억 원) 규모라고 하네요.
이런 변화들 속에서 승차공유 서비스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카카오 모빌리티나 VCNC 등의 다음 행보도 궁금해집니다.
#3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주변의 하드웨어들을 '낯선 시선'으로 한 번 둘러볼까요? 당연하게 생각했던 디자인과 UX설계, 그리고 기능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당연한 게 아닐 수도 있죠. 이는 하나의 룰 아래 모두에게 공정해야 할 게임의 영역도 마찬가지였어요.
소수의 장애인들을 위한 게임용 하드웨어의 개발과 제작은 기업의 영역이라기 보단, 외부의 전문가들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윤추구와 대량생산을 위해선 일반 대중에게 포커스를 맞춰 제품을 규격화해야 했을 테니까요.
이런 맥락에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진행한 "Changing the game" 캠페인은 의미가 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신체적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게임을 즐기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엑스박스용 특수 컨트롤러 모듈을 제작했어요.
그리고 이 캠페인을 통해 2019 Cannes Lions에서 Brand Experience and Activation 부문 Grand Prix를 수상하게 됩니다.
아이디어의 시작은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 진행한 해커톤이었다고 해요. 이후, 많은 비영리단체와 의학계의 도움을 받아 연구와 개발이 추가로 진행되었고,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컨트롤러 모듈을 만드는 데 성공하게 됩니다.
대단한 기술이 들어간 건 아니지만, 빌 게이츠의 수천억 대 기부보다 더 실질적이고 임팩트 있는 기여를 한 하드웨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언박싱에 있어서도 '누구나 손쉽게' 개봉할 수 있도록 세심한 신경을 썼군요. 이런 디테일에 우리는 감동하게 됩니다.
칸 라이언즈의 심사위원은 그랑프리 선정의 이유를 설명하며 아래와 같은 인상적인 말을 했는데요.
Now we need to see brands taking action and really being a part of the solution, not just talking about something that we heavily discussed.
Brands can’t expect to be rewarded solely for talking about issues like diversity and inclusion—they need to take tangible action, too.
이 시대에 브랜드에게 주어진 미션, 브랜드에 걸고 있는 사람들의 기대는 무엇일까요? 정부도 사회단체도 해결할 수 없는 영역에서 사람들의 희망이 되어 주는 것.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손에 잡히는'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닐까요?
'손에 잡히는' 솔루션. 여기에 하드웨어가 가지는 의미와 힘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4
스마트 스피커가 품은 가능성
헤이카카오, 오케이 구글
헤이클로바, 기가지니야
작년은 스마트 스피커 호출어 경쟁으로 시끌시끌한 한 해였는데요, 올해는 약간 잠잠해진 것도 같아요. 하지만 시장 자체의 경쟁은 전 세계적으로 조용하고 치열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기업들이 모두 앞다퉈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소리 없는 전쟁의 근원이자 목적은 바로 '선점'입니다. 최대한 많은 가정에 하드웨어를 보급해놓아야 그 네트워크를 거점으로 미래 스마트홈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 자사 서비스로 유저들을 LOCK-IN 시킬 수 있으니까요.
또한 AI의 특성상 유저의 정보와 발화를 많이 수집할수록 학습을 통해 더 나은 품질의 음성 인식과 검색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요. 작년부터 꾸준히 논쟁이 되고 있는 스마트 스피커의 개인정보 감청 이슈도 바로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AI가 성장할 수 있는 양분으로 우리들의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쓰일 수 있다는 우려죠.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스피커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전망이라고 해요. 음성 제어가 고도화되고 다양한 가전 제어까지 가능해지면서 미국 내에서는 이미 40%가 넘는 가정에 스마트 스피커가 보급되었고, 계속 확장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얼마 전 미국에서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음성 명령으로 지지하는 대통령 후보에게 후원금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이 아마존 알렉사에 추가되기도 했는데요. 유권자들은 이 기능에 동의한 후보들의 주요 공약을 알렉사를 통해 들을 수 있으며, 아마존 페이를 통해 음성으로 후원금을 보낼 수 있다고 해요.
이건 스마트 스피커가 가진 앞으로의 가능성에 비하면 하나의 재미있는 사례에 불과하죠. 정치 후원금이라는 생소한 영역도 음성 한 마디로 해결할 수 있다면, 앞으로 스마트 홈 시스템과 집 안의 모든 가전들까지 연결이 되었을 때 우리의 일상은 얼마나 바뀌게 될까요?
#5
DJI의 로봇 시장 진출 선언
유튜브를 서칭하다 보면 '와우' 소리가 절로 나오는 로봇 영상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저에겐 보행 로봇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기업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선보인 시연 영상이 그중 하나였어요.
언제쯤 이런 로봇을 우리 생활 속에서 만나볼 수 있을까요? (조금 무섭기도 합니다만...)
꼭 저렇게 걷고 뛰는 기계 장치만이 로봇으로 불리는 것은 아닙니다. 3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으면 로봇이라고 부르는데요, ①센서 ②프로세서 ③액츄에이터가 그 세 가지입니다.
① 센서: 스스로 장애물이나 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 장치
② 프로세서: 센서를 통해 수집한 상황과 주어진 명령어를 조합하여 판단할 수 있는 로봇의 뇌
③ 엑츄에이터: 프로세서의 신호를 받아 실제 구동을 하는 몸과 같은 장치
이 기준에서 볼 때, 우리는 이미 로봇의 대중화를 경험한 바 있죠. 바로 드론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드론은 이제 영상 촬영이나 취미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그리고, 드론을 대중화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브랜드 'DJI'가 이제 지상 로봇의 대중화에도 나서려고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에서 다양한 부품 옵션과 코딩을 통해 직접 만들 수 있는 교육용 로봇 '로보마스터 S1'을 소개하며 아래와 같은 명언을 남겼다죠.
드론에서 날개를 떼면 그것이 곧 로봇이다.
DJI가 그려나가는 로봇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아직 뚜렷하게 알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건 DJI가 가진 핵심역량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거란 거죠.
지난 7월 발표한 드론 기반 FPV(First Person View) 시스템 소개 영상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드론과 글래스 디바이스를 결합하여 드론의 시각을 실시간으로 공유받으며 조종할 수 있도록 만든 기술입니다.
이후 DJI에서 출시될 로봇도 이용자와 다양한 감각을 공유하는 형태로 발전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시간으로 로봇과 시각 공유를 통해 인터랙션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일상생활 속 다양한 활동들이 로봇을 통해 대신 이뤄질 수도 있겠네요.
예를 들면... 로봇이 사람 대신 출근하고 우리는 침대에서 로봇을 컨트롤하며 집에서 업무를 보는 시나리오도 가능할 것 같아요. 양심에 덜 찔리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그날까지 우리 조오금만 버텨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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