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쓰기] Day 21
해보고 싶은 건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거에 큰 두려움이 없고, 일단 관심이 생기면 웬만하면 직접 몸소 체험해보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나름 소도시에서 자랐던 아이였던 것 치고는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많이 경험을 해본 것 같다. 일반 학원은 기본으로 다녔고 그 외 예체능으로 피아노, 검도, 컴퓨터, 서당(한문을 배웠다.)을 또 같이 다녔다.
이때도 부모님이 먼저 보내주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어서가 가장 큰 이유였다. 어릴 때라 친구들이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그래도 가장 큰 이유는 "내가 하고 싶어서"였다.
항상 시도와 도전은 좋았다. 하지만 그 끝은 썩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시작을 했으면 그래도 그중 하나쯤은 끝을 봐야 하는 게 있었어야 하는데 난 항상 끝이 없었다. 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피아노, 검도도 오히려 나보다 늦게 시작하고 더 짧게 배웠던 남동생보다 남는 것 없이 끝을 냈다.
(비슷한 시기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던 남동생은 콩쿠르에 나가 상도 받고, 지금까지도 악보 없이 완곡으로 칠 수 있는 게 꽤 된다.)
어릴 때는 이런 나의 성향을 잘 몰랐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런 나의 모습을 차츰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사람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한다던지, 이력서를 쓴다던지 나 스스로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이 잦아질수록 좀 더 정확하게 인지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내가 보는 난, 꾸준함이 부족했다.
자, 이제 이런 나의 성향을 알았으니 이제 어떡해야 할까. 부족한 건 채워야지. 하지만 스스로의 힘으로는 꾸준함을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이 되니 외부의 힘을 빌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시도를 해봤던 게 바로 운동이었다.
운동은 어렸을 때부터 계속하고 싶었지만 마음속으로만 항상 되새길 뿐, 직접 실천으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업무 특성상 앉아서 일을 하는 하다 보니 시간이 가면 갈수록 거북목 증상과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그때 알게 된 게 직장인 그룹운동 커뮤니티였다. 비슷한 연령대의 여러 분야의 직장인들이 주말에 모여 약 2시간 동안 그룹 PT 형식으로 함께 운동을 하는 형식이었는데 운이 좋게도 같이 운동했던 구성원들과 트레이너 선생님들을 잘 만나 한 3년 동안을 재밌게 배우면서 운동을 했었다.
당시 처음 운동 등록을 할 때만 해도 길어야 1년 정도 운동할 수 있지 않을까 했었는데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운동을 지속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운동 커뮤니티에 들어가게 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관심사가 맞는 운동 메이트도 생기고, 운동에 재미도 붙이고, 운동습관도 함께 기를 수 있게 되었다. 이때 난 또 알게 되었다. 나의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외부 자극(사람과 환경)이 필요하구나 하고.
꾸준함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꾸준함이 곧 실력이라는 말, 시간이 갈수록 이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님을 점점 더 실감한다. 지금 하고 있는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도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하여, 그리고 이왕 하는 하는 김에 좀 더 잘하고 싶어서 약간의 강제성이 있는 자기 계발 커뮤니티를 이용하여 지금까지 글을 쓰고 있다. 나의 꾸준함 키우기는 오늘도 이렇게, 여전히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