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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위나 Jul 12. 2020

실패가 아닌 도전 진행 중..





시인이 되고 싶었다.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문학을 졸업해버린 내가 언제부터인가 가슴에 시를 품고 살게 되었다.

(가슴에 시를 품어야만 살아지는 때가 있었다.)

'작가', '시인'이라는 단어만 봐도 가슴 설레고 심장이 뛰었다.

책과 인터넷으로 시를 읽고 배우고 습작을 했다. 그러나 그저 좋아서 시작한 일은 녹록지만은 않았다.

비료가 충분하지 못한 토양에서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 것처럼 기본이 부족한 나의 작은 어설프기만 했다.

살기 위해 시를 품었던 초심은 어느새 희미해지고 시작의 한계를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당선이라는 과욕을 버리지 못했다.

몇 차례 겨울마다 나만의 시들을 억지로 억지로  공모전에 떠나보냈다.

당연결과들이 이어졌고 그 결과낙담하기에 앞서 나의 현실을 깨달았다. 당선작들은 따라가기 어려운 그들만의 내공이 있었다.

이삼십 대의 푸르른 나날들을 문학과 끈질기게 싸우면서 자신의 성을 쌓아왔던 이들의 성공은 마땅히 그들 몫이 되어야 했다. 나에게는 없었던 그들의 문학에 대한 치열한 사랑과 전쟁부럽고 존경스러웠다.

점점 나는 시 앞에서 위축되었고, 거듭되는 가정과 일의 파도에 시는 아스라해져 갔다.






다시 시인이 되고 싶었다.

나도 작가다 공모전을 접한 후부터...

누구나 될 수 있다는 공모 타이틀에 내 가슴은 설레었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 내 생애 처음으로 자기소개서를 쓰고 포트폴리오도 올렸다.

처음이라 그랬을까.. 작가 신청은 탈락했고 낙담하기에 앞서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생각했다. 이대로 이번 생은 망했으니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서 작가 되리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접으려는 찰나, 한번 더 다시라는 꿈틀임이 일었다.

두 번째 쓰는 자기소개와 포트폴리오는 어색하지 않았다.

브런치 작가 합격 메일은 나도 작가다 1차 공모전 마감일 다음날에 도착했다.

역시 낙담하지 않았다. 어차피 당선도 안될 거라 생각했기에...








브런치를 알지 못하고 브런치를 시작했다.

어떤 글을 어떻게 올려야 할지 몰라서 다른 작가분들의 브런치를 헤엄쳐 다녔다.

무작정 올린 첫 글,  나의 시작 나의 도전기에 하트를 눌러주신 분들의 브런치들부터 입수했다.

여러 작가분들의 출중한 글들에 다시 위축되려는 순간, 그래도 나의 글을 좋아해 주신 분들이기에 용기를 얻었다.

나만의 일기장에 써두었던 시들을 퇴고를 해서 올리고 짧은 단상의 글과 에세이를 올리기 시작했다.

글이 올려지면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고 그다음은 어떤 글을 써서 발행할까 행복한 고민과 사색에 흥분되었다.

브런치 바다에 뛰어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껏 지 못했던 세계의 플랫폼을 걸으면서 나의 시선은 높아지고 내가  있는 길 더욱 넓어진 것을 느꼈다. 또한 홀로 걷는 게 아니라 누군가 함께 걷는 이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고 춥지 않았다.

가을과 겨울의 나에게 봄과 여름과 같은 생동과 열정이 솟아른다.






나에겐 꿈이 있다.

여행 다니면서(국내 해외 막론하고.. 요즘 같아서는 해외는 힘들겠지만 시일이 지나면 가능할 것이다. 나 또한 당장 여행 다니기는 힘드니..)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나는 것들을 시 에세이로 남기고 싶다는 꿈...

그동안 써왔고 앞으로도 써나갈 시들을 언젠가는  책으로 엮고 싶다는 꿈...

삶의 어두운 터널에서 좌절하고 있을 때 빛이 되어준 시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처럼 지금 또 다른 캄캄한 터널에 갇혀 헤매고 있 이들에게 나의 글이 빛이 되주고 싶다는 꿈...

이제까지 그 꿈이 아련한 안개처럼 느껴졌지만 이제 조금은 안개가 걷히고 희미하게 길이 보이는 것 같다.

이제 그 길을 차근차근 걸가려고 한다.

나의 도전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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