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요양원에서 만난 전라도 할머니 (3)

<밥은 지가 알아서 사 먹고 돌아댕기것제>

by 카이

어제 할머니는 데이서비스(주간보호센터)를 마치고 댁으로 가시는 발걸음이 매우 가벼워 보이셨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딸이 오랜만에 일본에 온다며, 보일 듯 말듯한 미소를 보이셨었다.


나는 당연히 오늘은 데이서비스에 안 오시는 줄 알았는데, 아침에 출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는 송영차량을 타고 데이서비스에 오셨다.


“응? 할머니, 한국에서 따님이 오셨는데 오늘 왜 출근하셨어요?(나는 할머니들이 데이서비스에 오시는 것을 '출근'이라고 농담 삼아 표현한다) 설마 따님이 하룻밤만 주무시고 아침에 한국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 딸은 지금 집에 혼자 있어. 지는 지고, 나는 나제~”


“응? 같이 밖에 돌아다니면서 식사도 하시고 일본 구경도 하셔야지. 왜?”


“밥은 지가 알아서 사 묵고 돌아댕기것제~”


“따님, 일본어 모르신다고 했잖아요. 어떻게 혼자 돌아다녀요? 할머니가 같이 다녀야죠”


일본에서 40년을 사셨던 할머니는 일본어를 당연하게도 매우 잘하신다.


"일본어가 뭔 필요여? 돈만 있으면 되는 거 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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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딱히 할 말도 없고 해서,


"그거시, 정답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전라도 할머니의,


다 큰 자녀의 독립심 향상을 위한 가정교육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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