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크리스마스를 돌아보며>
새해 즈음, 사쿠라 할머니와 나눈 소소한 이야기다.
작년 크리스마스 행사를 마치고 며칠이 지나 새해가 밝았다.
“할머니 기억나세요? 얼마 전 크리스마스 파티?"
"물론이지. 크리스마스 파티 기억나고 말고"
"할머니, 산타클로스도 루돌프도 만나고, 선물도 받고 즐거우셨잖아요?"
(사실, 산타클로스와 루돌프 변장은 요양원직원들이 담당했다)
“응~ 너무 재밌었어”
그리고 나는 무심코 할머니께 물어보았다.
“근데, 할머니 크리스마스가 무슨 날인지는 알고 계시죠?”
그 순간 할머니의 얼굴이 어두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응? 갑자기? 왜?'

이윽고 사쿠라 할머니는 입을 열어, 당황스러운 이야기를 꺼내시기 시작하셨다.
“... 크리스마스는... 미국의 설날이란다”
“네?!!”

“옛날 일본과 미국이 전쟁을 했는데, 일본이 졌어"
(일본 사람들은, 2차 세계대전을 일본과 미국이 전쟁을 한 것으로만 기억하고 있으며, 일본이 미국과 싸워서 패했다는 것으로만 역사를 알고 있다. 여기에서는 일본의 역사관에 대해서 왈가왈부는 하지 않기로 하자)
"그래서요?"
"그래서 그때부터 미국의 설날을 일본도 기념하게 된 거야”
"네? 저는 태어나서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요?"
“일본의 슬픈 역사이지”
“아니, 할머니 말대로라면, 크리스마스는 일본에게 있어서 딱히 좋은 날도 아니고, 그냥 무시하면 되는 날인데, 왜 일본에서 기념을 합니까?”
“그건 말이지, 일본이 미국에 져서 어쩔 수 없었단다. 아마도 넌 나이가 어려서 잘 모르겠지"
"아니, 그게 아니고.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할머니가...잘 못...아니에요. 뭐 그렇다고 칩시다"
나는 황당해서 잠시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잠시 후, 문득 다른 궁금증이 생겨서 할머니께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할머니, 그럼, 산타클로스는 누구예요?"
"그 사람은 미국인이란다"
"네?! (맙소사) 그럼 루돌프는요?"
"미국인들이 집에서 기르는 동물이란다"
"예? 아니, 누가 집에서 그 큰 뿔 달린 사슴을 키워요?"
"미국은 집이 크고, 마당도 넓어서 키울 수 있단다"
"예??"
순간 다시 나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러다 다시 떠오른 궁금증.
혼란스러울 때는, 정곡을 찔러보자.
"할머니, 크리스마스는 아기예수가 태어난 것을 기념하는 날 아닌가요?"
할머니는, 정말로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인 듯한 표정으로 대답하셨다.
“머야 그게? 사람 이름이야? “

아이고~
아기예수님,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크리스마스에 구유에 누워
기가 막혀서 울다가
기절 초풍하시다
숨 넘어갈 소리를 하고 앉아계시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