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고 돌보는 데에는 마을전체가 필요하다.

<치매 노인도 그러하다>

by 카이

한 아이를 키우고 돌보는 데에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


데이서비스 일과를 마치고 아야꼬 할머니를 집으로 모셔다 드렸다.


분명히 내가 집 안까지 들어가서 방에 앉아계시도록 안내해 드렸고, 심심하지 않으시도록 할머니가 즐겨보시는 텔레비전 방송까지 찾아서 틀어드리고 집을 나왔다.


그 후 나는 요양원으로 복귀했다.


1시간 뒤 요양원 전화벨이 울렸다.


경찰서에서 ‘길에서 배회중이던 아야꼬 할머니를 지금 보호하고 있다’며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ㅇㅇ파출소이며, 저는 경찰관 ㅇㅇㅇ입니다. 할머니 한 분이 길에서 배회하시는 것을 발견하고, 파출소로 모시고 왔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는데 데이서비스에 가신다고 계속 말씀하셔서 확인차 연락을 드렸습니다. 오늘 데이서비스는 끝난 거죠?"


나는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네? 네. 데이서비스 일과를 마치고 조금 전에 집안까지 모셔다 드렸습니다. 너무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바로 파출소로 할머니를 모시러 가겠습니다”


라고 경찰 분께 말하니, 경찰은 나에게


”아니, 그게 아니라. 데이서비스 오늘 일과는 끝난 것만 확인하려고 전화드렸습니다. 이제 확인했으니, 할머니는 ‘지금부터!’ 저희가 맡아서 안전하게 집으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일단, 저희가 보호 중인 것 알고 계시라고 전화했습니다 “라고 했다.


아마도 이 경찰관은 치매노인과 그들을 돌보는 일의 고충을 잘 알고 있는 듯 느껴졌다.


지금부터는 본인들이 맡겠다니.


그동안 치매 어르신들이 자주 집에서 나와 배회하는 행동을 많이 보여, 경찰서와 연락은 자주 했으나 이런 말은 또 처음 들었다. 왠지 모를 잔잔한 감동이 느껴졌다.


”네? 엥? 네... 감사합니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라고 전했다.


그 뒤 한 시간 뒤, 확인을 위해 가족분께 연락을 드려보니 집으로 모시고 왔다고 한다.


...


경찰관과의 대화를 하며, 문득


"지금부터! 대한민국 공군이 안전하게 호위하겠습니다!"


라며 멋지게 경례를 붙인,


홍범도 장군 유해를 호위했던 전투기 조종사가 생각났다.


아이뿐만 아니라, 치매노인을 돌보는 데에도 온 마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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