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소원은 그렇게 연기처럼 사라지고>
한 밤중, 92세 준코 할머니가 거실로 나오시더니,
창밖을 한참을 멍하게 바라보시다 나지막이 한마디 하셨다
"담배 한 대 피우고 싶구나"
나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네? 전 할머니가 담배 피우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담배 피우세요?"
"젊을 때 잠깐 피웠어. 이상하게 요 며칠 담배 한 대 피우고 싶은 생각이 드네"
"그래요? 피우고 싶으시면 피우셔야지요. 근데 지금 당장은 담배도 없고, 피울 장소도 찾아야 하고 힘들어요"
우리 요양원은 금연이기 때문에,
어디서 흡연이 가능할지 시설장과 고민해야 했다
어디로 가야 하나? 근처 공터로 모시고 가야 하나?
다음날은 쉬는 날, 그다음 날 출근하니
할머니가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져서 어제 급히 입원하셨단다.
그렇게 병원에 입원하신 할머니는 일주일 뒤에 돌아가셨다.
허망했다.
이렇게 갑자기...
그 아무것도 아닌, 담배 한 대 피우신 후
먼 여행 가실 수 있도록, 어떻게든 해 드렸어야 했는데...
떠나시기 전 소박한 희망사항이셨는데...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준코할머니의 그 소박한 소원은 내가 들어드리지 못했구나.
몇 년이 지난 지금도 후회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