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성툰 vs 에세이툰
인스타툰을 그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정보성 내용을 그릴 때가 많다. 글 쓰는 법이라던지, 독립출판할 때 책의 판형이라던지, 대기업의 연봉이나 복지라던지... 나는 이런 것들을 알려주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다. 자꾸 설명을 해주고 싶다. 무언가를 시작하고 새롭게 겪게 된 모든 것들을. 그 모든 일이 신기했나 보다.
물론 나는 설명을 쉽게 잘하는 편이라 정보성 툰도 나쁘지 않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설명하고, 사람들은 원하는 정보를 얻는 것. 사람들이 도움이 됐다고 말하면 기분도 좋다.
그런데...
이게 내가 진짜 원하는 거였나?
아니다. 나는 정보를 전달하길 원하지 않는다. 사실 나는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 나에게 중요한 건 정보보다 감정이기 때문이다. 나의 강점도 모두 대인관계 구축에 몰빵 돼 있다. 특히 1등 강점은 공감이다. 남에게 공감을 잘하는 나는 사람들이 나의 이야기에 공감하길 바란다.
정보성툰을 그리면 내가 원하는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좀 더 감정에 집중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원하는 방향은 정보성툰이 아니라, 에세이툰이다.
하지만 에세이툰을 그리는 건 쉽지 않다. 나는 공감은 잘 하지만, 내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툴기 때문이다.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부터 쉽지 않다.
생각해 보니 글을 쓸 때도 이런 과정을 거쳤던 것 같다. 처음에는 나를 표현하고 드러내는 게 어색해서, 그리고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환경이 무서워서 정보성 글에 치중했다. 쉽게 설명을 잘하니까, 조회수가 높아지고 댓글이 많이 달려 기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건 내가 바라는 게 아니었다. 내가 바라는 건 이해하고, 이해받는 것. 그리고 사람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것이었다.
인스타툰을 그리면서도 똑같은 과정을 거쳐가고 있다. 블로그에서도 해냈듯이, 인스타에서도 해낼 수 있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자. 조금씩, 조금씩, 한 꺼풀씩 벗겨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