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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의 하루

ㅡ놀기 딱 좋은 날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지인이에요.


오늘은 연일 내리던 비도 그치고 날씨도 쾌청해서 놀기 딱 좋은 날이었어요.


놀이터에 나가니 네 살 여자아이가 엄마와 함께 미끄럼틀 아래에서 가게놀이를 하고 있었어요. 여자아이는 가판대에 작고 귀여운 장난감 물건을 열 개쯤 진열해 놓고 서 있었고, 아이 엄마는 손님 역할을 하면서 영상촬영을 하고 있었어요. 재미있어 보여서 저는 가까이 다가갔어요. 제가 관심을 보이자 그 애 엄마는 저를 끼워주시며 가게놀이를 이어갔어요. 새로운 경험을 하며 제 입에는 웃음이 햇살처럼 퍼졌어요.


그리고 그네를 진심으로 열심히 타고 있던 초등학교 6학년 언니 옆에서 그네도 탔어요. 언니처럼 높이 높이 탈 수는 없었지만, 언니가 오래오래 하도 열심히 타는 걸 옆에서 지켜보며 매우 놀랐어요.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싶었지요.


터널미끄럼틀도 탔어요. 그리고 로프를 타고 위로 올라가 그물구름다리도 건너기도 했고요. 그물구름다리는 그동안 무서워서 피하기만 했었거든요. 오늘은 조심스레 발이 빠지지 않게 로프 바로 위에다 올려놓으며 건너가 보았어요. 저의 처음 시도를 아시는 엄마가 뒤에서 따라오시며 거들어 주셔서 가까스로 건너가는 데 성공했어요. 제 자신에게 뿌듯함이 밀려왔답니다. 도전하니까 성취감이 생긴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오늘은 엄마와 저, 그리고 놀이터에서 만난 어떤 남자아이와 그 아이 할머니, 그렇게 넷이서 재미있게 시소를 탔어요. 뱅뱅이도 그 남자아이와 둘이서 탔어요. 엄마와 탈 때보다 훨씬 재미있었어요. 오늘은 아주 특별했던 날이었어요. 행복한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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