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십년대 소년 Mar 20. 2024

헤어짐에 대하여 (중고차 매각)

7년 가까이 함께한 차를 보내 줄 때가 되었다. 아이들 등하교를 차로 할 필요가 없어져 차 두 대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이 차에 탄 적이 손에 꼽을 정도라 거의 업무용 차로 운용한 것 같다. #헤이딜러 를 통해 차를 판매하기로 하고 진행 절차에 따라 차의 상태를 평가해줄 평가사님과 약속을 잡았다.


약속 시간이 되어 평가사님이 아파트에 방문하여 차량의 외관, 본네트 (보닛 또는 후드), RPM, 조향 이상 유무 등을 점검하고 잠시 차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1,000대 이상의 차량을 평가하고 점검하다 보니, 운전석에 앉아서 시동을 걸어 보는 것만으로도 차주가 차량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바로 알게 되네요. 신기하게도 차주의 운전하는 모습이 그려진달까요. 사고 기록을 확인하고, ‘아 이 사고는 이렇게 났을 것 같다’ 생각하고 차주에게 질문하면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시는 경우가 많아요.


차 관리를 잘하셨네요. 점검도 정기적으로 잘 해주신 것 같고 급가속, 급정거 등 차에 무리가 되는 행동들을 거의 안하신 것 같네요.”



“사실 별 다르게 관리한 것은 없는데… RPM 급하게 높여서 가속하는 것은 별로 안좋아 하구요. ㅎㅎ 급정거도 거의 한 적 없죠. 근데 그 정도면 거의 달인이네요. 정말 신기하네요”



나는 언제쯤 내 일에 있어 저런 경지에 다다를 수 있을까 아니, 가능하기나 할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급가속, 급정거 없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때로는 가속이 필요한 순간이 있고, 급하게 멈추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무리 없는 삶을 살고 싶다. 필요할 때는 미리 속도를 내고, 잠깐 멈추어야 할 때는 미리 속도를 줄이는 삶. 가능하지 않을까? 베테랑 평가사님의 이야기에 여러 생각이 들었던 토요일 오후였다. #헤어짐#i40왜건


작가의 이전글 승부에 대하여 (부제 : 착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