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면 제철음식이라 봐도 되지 않을까
드디어 기다리던 봄이 온 듯 하다. 여름이 올 때는 ”나!!! 여름!!!“ 하고 독보적인 존재를 뽐내는데, 봄은 이상하게도 ‘나 봄이요’ 하고 나타나지 않는다. 이제는 얇은 코트 한번 꺼내 입어 볼까 하다가 얼어버릴 듯한 추위에 몇 번을 당했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정오에 간간히 외투를 벗고 걷게 될 때 다시 ‘어 봄인가?’ 하고 눈치게임을 한다.
나에게 봄이 시작되었다는 스타트라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연에서 나오는 나물이나 열매가 아닌 ‘스타벅스 슈크림라떼’ 이다. 스타벅스 마케팅팀이 어떻게 일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봄이 왔는지 헷갈리기 시작할 때 자! 이제 봄이야 라고 스타트라인을 만들어 준다.
나도 몰랐던 사실인데, 매년 봄이 되면 나는 매우 힘들어 했다고 한다. 매년 이쯤에 아버지에게 전화하면서 나 회사 못 다니겠다. 내가 일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맨날 제자리인 것만 같다. 라며 매일 갈등하며 때려치겠다고 선언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 아버지는 항상 속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음… 벌써 봄이구만’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니 사원때도 대리때도 아침에 일하러 가기 싫어 죽겠을 때, 조금 일찍 출근해서 슈크림 라떼를 한잔 마시며 마음을 다잡았다. ‘나를 위해 이정도의 보상은 해줄 수 있지. 대학생때는 돈도 없어서 스타벅스는 엄두도 못냈는데, 이제 이정도의 사치는 가능할 만큼 나도 성장했단 말이야.’
매년 제자리인 듯 했지만 모든 직장인들이여 우리는 이만큼의 사치는 매일 누려도 될만큼 충분히 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