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부터 천장을 보게 되었다.
기차를 탈 때마다 수없이 들락이는
서울역 청량리역 양평역 옥수역 등등
답답하다 고개를 젖히는 행위 자체가
한숨 한 번 쉬면 잠시나마 기분 전환되듯
그렇게 보게 된 천장인데 구조물이 있더라.
얽히고설켜 있는 그러나 견고해 보이는 구조물에서
내 인생을 마주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 견고함 속에서 안정감도 들더라.
탄탄하게 지어진 건물 안
복잡하고 단단한 그 구조물 아래
내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물주가 있을 것 같은 신의 영역과 같은 기분도 들더라.
특히 서울역 이층 에스칼레이터에서
내려오면서 보게 되는 큰 유리창 밖 너머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주택가 건물이 보이는 그 전망은
내 속을 뻥 하니 뚫어준다.
이때 들어오는 전망이 멋진 건 이 견고한 구조물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리창 구조물과 천장으로 연결되는 구조물까지. 웅장함마저 들게 하는. 작디작은 인간 하나가 위대한 삶의 구조에 들어오는 순간. 작디작은 인간 하나가 위대함에 이미 놓였기에. 우리는 겸허히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