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ary Church
오늘 오전 8시 미사를 드렸다.
숙소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성당이었다.
성체를 모시러 아이와 줄을 섰는데
홍콩 현지분이 신부님 쪽에서 기도받을 수 있게
나와 아이를 자기 앞쪽으로 오도록 해주었다.
여행 다니며 도움받았던 배려받았던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
그 순간들만 여행 첫날부터 찬찬히 정리해 적어 보고 싶다.
나의 배려심은 내 이기적인 마음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나를 돌아보게 했다. 나라면?이라고 되묻게 되었다.
아이는 어젯밤 빠득한 일정을 소화하고 늦은 밤 12시에
잠들었다. 많이 피곤했을 텐데 우리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7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성당에 갔다.
성당에 걸어가는데 아이가 말했다.
엄마, 아까 엄마가 깨우는데 나는 꿈을 꿨거든.
내가 계속 꿈 안에 있는 것 같았어. 그래서
엄마가 말한 게 꿈 안인 줄 알았어.
아, 그랬구나. 엄만 그것도 모르고 계속 일어나라고 깨웠네.
미안해. ○○도 일어나는 데 시간이 필요했을 텐데.
사실 어제 ○○ 말도 엄마가 미안했거든.
○○는 너무나 좋아서 마음으로 간직하고 싶어서
사진을 안 찍으려 했던 건데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
계속 사진 찍으라고 그랬던 게. 미안했어.
아이는 헤헤헤 웃고는 얘기를 이어갔다.
아이와 여행하며 같이 손을 잡고 길을 걷고 어제처럼 같이
순서를 기다리고 매 끼니를 같이 할 때 아이와 많은 얘기를
한 것 같았다. 시간을 마주하며 나눈 온기가 서로에게
간직되어 기억되기를 바란다.
대모님께 홍콩에서 미사 드린 사진을 보내드리며
여행이 끝나면 감사기도를 드리며 성경 구절을 필사하려는
시간을 가지려 하는데 어느 파트가 좋을지 여쭤보았다.
나는 남은 시간 공항 갈 차비를 하며 여행가방을 정리 중이고
아이는 중국어로 나오는 만화를 보며 쉬고 있다.
현실에 굴하지 않고 믿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귀한 시간 안에서 귀한 마음 허락하여 주심에 감사하다.
오늘 오후 일본으로 떠난다.
나고야에서 지내는 일본 친구 집에서 아이와 머물 예정이다.
내일 주일 미사는 친구 집 근처 성당에서 드린다.
저와 아이에게 허락해 주신 귀한 시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