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우주

내가 어디에 있든지

by 세만월

당신은 방구석에 누워 있어도

세상 돌아가는 걸

주변을 다 느끼는 사람이야.


20년 전 지친 나날을 보내는 중에

대학원 선배 언니가 한 어르신을 소개해 주었다.

같이 얘기나 나누자며.

철학관이었다.

외대역 근처였던 것 같은데

가물가물하다.


그때 그 선배 언니는

2003년도에 만나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

몇 안 되는 오랜 친구이다.


철학관에는 몇 년도에 갔을까?

20년이 지나고 보니

그분의 말씀이 어렴풋이 이해도 된다.

그 당시에는 엥? 했던 것 같다.


우주라는 미지의 영역은

내가 사는 현실을 그대로 비추어주는

실존적 공간이란 생각이 든다.

나라는 작은 피조물이

무엇을 어떻게 듣고 보고 느끼며 사는지에 따라

우주는 내게 달려온다.

우주는 광활한 영역이나

작은 점과 같은 영역일 수 있다.

우주의 크기는

나라는 존재의 여유에 달려 있다.

나는 방구석에 있어도

내 우주를 품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가 무엇이 그리 중요하겠는가.


내가 어디에 있든지.

우주는 우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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