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좋아한 딸

딸 찾는 아빠

by 세만월

오늘 가서 보니

아빠가 눈이 더 또렷해지신 것 같았다.


간병사 분은 아빠를 보면서,


어쩜 이 연세에 주름 하나 없어.

낯빛도 좋고.

힘도 보니까 세.

피부도 하얗고 연하대, 간호사 선생님들이.


맞아요.

아빠, 나 알아?

응.

누구야?

○○이.

의사 선생님이 많이 좋아졌대.

의사는 너만 보고

나는 안 보러 오잖아.

왜 안 와요. 매일 아침마다 오는데

아빠가 자고 있어서 못 보는 거지.

그래?

얼른 일어나요. 집 싹 다 치워놨어.

엊그제 ○○가 아빠 침대에다 대고 인사하더라.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하고.

내가 잘했다고 칭찬해 줬어요.

그러니까 낫자, 응?

그래.


아빠가 다시 잠에 드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면서도 웅얼웅얼하여

다시 말을 걸었다.


아빠? 뭐라고 했어요.

○○이 데리고 와.

○○이?

나 여기 있는데.

내가 날 데리고 오라고?

○○이 데리고 오라고?

그래.


저 데리고 오라시네요.

간병사 분에게 나는 웃으며 말했다.


아빠는 잠에 든듯했다.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나를 참 예뻐했다.

어머니는 항상 말씀하셨다.


어렸을 때 너 목욕시킨다고 하면

하던 일도 마다않고 한걸음에 달려오고 그랬어.


병원 앞 버스정거장에서

집 앞까지 가는 1224 버스를 타고

맨 뒷자리에 앉아

차창밖을 보는데

눈물이 흘렀다.


52년생 용띠 아직 젊다.

집 앞 경춘선길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10분만 걸어가면

유명한 순대국밥집이 나오는데

그곳 하나 가는 걸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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