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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날씨

9월 5일 warm flow의 리듬

by 웬디

9월 5일 오늘의 감정날씨,

약간 바람불고 습한 가운데 따뜻한 리듬이 흐르는

warm flow.


오늘 제주도 외도에서는 비가 내렸다.

부슬비가 여기저기 내리는 길목에서,

추천받은 갈비탕집을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굳이 택시까지 타고 가서 먹어야할까? 싶었지만,

나는 한 번 먹기로 결정한 음식은

어떻게든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편도 택시비 9천원, 갈비탕 만사천원.


여러모로 가격이 상당하네 - 싶었다.


비가 오다 개는 창밖의 날씨

조용한 가운데 울리는 티비 뉴스 소리


깊은 맛이 나는 맑은 국물을

후, 하고 불어 한 입 뜨고


담백하고 고소한 갈빗살을 한 입, 두 입

크게 베어 물었다.


입안을 가득 매우는 감칠맛에

숙취에 어지럽던 기분이 금세 짭쪼름 달콤해졌다.


그제서야 주위를 돌아보니

나말고도 혼자서 온 손님들이 몇 있었다.


그게 왜인지도 안심이 되던지.


혼자라도 먹고자 왔으면서,

다른사람들도 혼자있다는 사실이

무언가 평화로운 마음을 가지게 해주었다.


기름진 고기가 살짝 물릴때면

작은 무김치가 상큼하게 입을 개워주었다.

국물 안쪽에는 당면이 빛을 받아

투명하게 쌓여있었다.


혼자만의 속도로 편하게

그저 내가 먹고싶은 것을 먹는

지금의 순간.

그제서야 나는, 나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는 하였다.


내가 굳이 “하고 싶은 것”이 생길 때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는,


‘응, 나는 나의 선택을 내 마음으로 하고 싶어’라는

행복 찾기 루틴을 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돈을 쓰는 것의 의미는 사실

오늘 가지고 싶은 마음을 한입, 퍼가는 것 일지도.


오늘의 한 입은

따뜻한 고소함이 마음을 다정하게 채우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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