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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Jun 19. 2019

아이답게 예술을 만나는 미술관

미술관이 어린이를 위한 제3의 공간이 될 수 있을까?

[C Program X 아르떼365]에서는 SEE SAW 뉴스레터가 1달에 1번,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뉴스레터 아르떼365를 통해 소개하는 아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제3의 공간을 공유합니다. 넘나들며 배울 수 있는 성장과 자극의 기회를 제공하는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과학관의 사례와 함께,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공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소개합니다.


사진 출처: 헬로우뮤지움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 미술관 

지금, 이 순간 가고 싶은 미술관을 떠올려보자.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극과 영감을 받기 위해 자주 찾는, 좋아하는 미술관이 있는가? 이처럼 우리는 때때로 잠시 낯설어지기 위해 미술관을 찾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아이들에게 미술관은 어떤 공간일까? 


지난 5월 24일, 2019 세계문화예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 - 미술관, 과학관, 도서관’을 주제로 문화예술교육포럼이 열렸다. 포럼의 첫 번째 연사였던 헬로우뮤지움 김이삭 관장은 아이들에게 미술관이 어떤 곳인지 물었더니 첫 번째는 뛰면 안 되는 곳, 두 번째는 부자들이 가는 곳이라는 답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공유했다. 이처럼 아이들이 미술관과 거리감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멀게만 느껴지는 미술관이 과연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이 될 수 있을까?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 - 미술관, 과학관, 도서관’ 문화예술교육포럼 현장. (사진 출처: C Program, 주현동)


포럼에서 김이삭 관장이 들려준 에피소드는 미술관이 아이들에게 편하게 들락날락하는 제3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한 아이가 부모님과 유럽 여행을 다녀온 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집이 아니라 바로 헬로우뮤지움으로 달려왔다는 것. 아이가 여행, 비행으로 인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한국에 오자마자 가고 싶은, 가장 편안한 공간으로 떠올린 곳이 헬로우뮤지움일 수 있었던 것은 과연 어떻게 가능했을까? 


사진 출처: 헬로우뮤지움


#공간, 사람, 콘텐츠 그리고 세 가지 원칙 

포럼에서 김이삭 관장은 어린이미술관이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면, 낮게 걸려 있는 좋은 작품들이나 아름다운 건축물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김이삭 관장은 가장 아이답게 예술을 경험할 수 있으려면 공간, 사람, 콘텐츠가 필요하며 헬로우뮤지움에서는 이를 세 가지 원칙으로 승화하여 전시, 교육 프로그램에 담아 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 그 이야기를 소개한다.  


첫 번째. 마음을 열고 반가움을 나누는 Greeting

미술관 이름이 헬로우 Hello인 것에서 느낄 수 있듯이, 헬로우뮤지움은 아이들과 인사하고 환영하는 첫 순간을 가장 중요하게 신경 쓰고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순간, 눈높이를 맞춘 따뜻한 환대를 가득 담은 인사를 나누며 아이들은 “여기서는 괜찮아.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너의 속도대로 이 미술관을 경험하면 돼” 의 신호를 받으며 공간의 주인공이 된다. 이처럼 아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마음껏 아이다워질 수 있는 미술관이야말로 아이들이 가고 싶은 미술관이 아닐까? 


"헬로우뮤지움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사진 출처: 헬로우뮤지움)


두 번째. 아이답게 몸과 마음으로 참여하는 Engaging

헬로우뮤지움의 공간 곳곳이 아이들에게 말을 건네며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심리적인 편안함은 물론, 보이지 않는 디테일까지 신경 쓰기 때문일까. 헬로우뮤지움에서는 몸과 마음이 무장해제된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맨발로 뛰어다니기 좋은 나무 바닥, 도움 없이 혼자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는 계단, 만져도 좋은 작품들, 마음껏 낙서할 수 있는 공간까지. 아이들이 스스로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예술과 교감하길 바라는 헬로우뮤지움의 정성이 느껴지는 공간에서 아이들은 몸과 마음으로 깊이 작품, 미술관과 교감한다. 또한 헬로우뮤지움의 대표 프로그램 ‘아트동동’에서도 신체적, 물리적으로 작품을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작품에 담긴 작가의 시선을 느끼고 공감하며 정서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만날 수 있다.


눈으로, 손과 발로, 마음으로 예술을 만나는 경험 (사진 출처: 헬로우뮤지움, C Program)


세 번째. 삶과 미술관 경험이 연결되는 Bridging

2015년부터 헬로우뮤지움은 놀이, 친구, 전쟁, 자연/생태, 슬라임까지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과 밀접한 주제의 현대미술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헬로우뮤지움에서 아이들은 ‘친구 관계의 발견’ 전시를 통해 일상을 돌아보거나, ‘#NOwar’ 전시를 보며 모르던 세상을 만나기도 하며, 집으로 돌아가 미술관에서 받은 영감을 곱씹어보기도 한다. 


헬로우뮤지움의 전시 포스터 (사진 출처: 헬로우뮤지움)


책 ‘숨은 미술관 찾기’에서 김이삭 관장은 “예술이 아이들의 삶이 풍성해질 수 있는 어떤 그릇을 넓혀주는 일을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헬로우뮤지움은 아이들의 삶과 연관된 혹은 선 지식, 선 경험과 연결할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짜여진 경험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자발적으로 예술을 만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는 콘텐츠뿐 아니라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작품과 삶을 연결해볼 수 있도록 질문하고 대화하는 조력자/촉진자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눈높이를 맞추며 아이들의 대화를 지지하고 존중하는 헬로우뮤지움의 사람들이 바로 그 힘이다.



#일상적으로 들락날락하는 미술관 ‘MoMA Art Lab’

아이들의 일상 속에 자리 잡은 미술관을 하나 더 소개한다. 바로 뉴욕 현대 미술관 (Museum of Modern Art)의 Art Lab (The Samuel and Ronnie Heyman Family Art Lab, 이하 아트랩)이다. Cullman Education Center에 위치한 아트 랩은 아이들이 현대 미술의 아이디어, 도구, 기술을 가지고 마음껏 놀고 실험하며 만들기를 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무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누구든지 언제든지 얼마든지 찾아가 즐길 수 있다. 


아트 랩의 전경 (사진 출처: 안선희 님)


헬로우뮤지움과 유사하게, 아트 랩에서도 아이들이 공간을 낯설어하지 않도록 친근하게 이름을 묻고 환영하는 Greeting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따뜻한 첫인사를 나누며 공간을 들어서면, 그때부터 무엇을 볼지, 만질지, 만들지는 오롯이 아이들의 선택이다. 공간 곳곳에는 먼저 다녀간 아이들의 작품이 진열되어 있고 빨대, 색지 등 일상에서 자주 접했던, ‘다루기 쉬워 보이는’ 재료들이 가득하다. 마치 아이들에게 ‘스스로 마음껏 탐험해봐’라고 말을 거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각자의 창작 활동을 시작한다. 이에 맞게 아트랩의 어드바이저들은 가르치고 지도하는 역할이 아니라, 활동을 지속하고 발전시켜 나가도록 관심을 가지고 격려하는 ‘응원자’이자 공간과 친밀감을 느끼도록 대화를 나누고 계속해서 흥미를 이어가도록 도와주는 ‘촉진자’의 역할을 한다. 이런 미술관이 있다면 아이들이 놀이터 가듯 미술관에 찾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가고 싶은 미술관을 완성하는 ‘사람’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으로서의 미술관, 헬로우뮤지움과 MoMA Art Lab의 사례를 보면 공통으로 눈에 띄는 점이 있다. 바로 아이들이 마음껏 아이다워질 수 있도록 존중하고 환영하고 눈높이를 맞추며 흥미를 이어가도록 도와주는 ‘사람’의 힘이다. 미술관 입구를 통과해서 경험을 시작하는 Greeting의 단계부터 미술관을 오롯이 탐험하는 Engaging, Bridging의 단계까지 좋은 조력자의 존재는 아이들이 가고 싶은 제3의 공간을 만드는데 가장 필수적이다. 


미술관에서 만나는 도슨트, 큐레이터, 에듀케이터는 제1의 어른인 부모님, 제2의 어른인 선생님을 제외하고 아이들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중요한 제3의 어른이다. 따뜻한 눈빛, 환영의 인사가 아이에겐 미술관과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제3의 공간으로서 미술관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는 일은 거창하지 않다. 


오늘부터 작은 시도들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글: C Program Play Fund 김정민 매니저 



이번 글은 아르떼 365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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