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봉 @2019.06
이 책의 저자는 북한문제 전문가입니다. 그러다보니 국가보안법에 연류된 사람들의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경우가 많았고, 법정에서 증인자격으로 증언한 내용을 모아서 책으로 썼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이재봉의 법정증언' 입니다. 법정에서 판사와 검사 앞에서 증언한 말을 글로 썻으니 사법체계의 검증을 거친 책의 내용인지라 국가보안법으로 문제가 될 내용은 없습니다.
저자는 북한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세부류로 나누었는데, 저자는 공개적으로 자신을 친북이라 밝히고 있습니다. 굳이 말하면 나도 저자와 같은 마음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친해서 친북이 아닙니다. 마음에 안드는 것이 많음에도 어쩔수 없이 서로 친하게 지내야만 하는 운명체이기에 친북의 마음을 갖으려는 것입니다.
1. 친북: 북한과 친하게 지내자는 것
2. 종북: 북한의 이념, 체재, 지도자를 추종하는 것
3. 빨갱이: 공산주의자
오래 살다보면 떨어져 있는 남 보다는 오히려 가까운 이웃과 다툼이 있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국경을 접한 이웃나라, 서로 담을 대고 있는 옆집, 아파트 위.아래층, 밀접하게 연결된 직장 동료, 그리고 한 집안의 친척과 형제, 부부사이가 이에 해당합니다. 특히 집안 형제간의 속을 들여다 보면 이러한 갈등이 없이 사는 집은 드물 겁니다. 가까운 사람 사이에 미움과 싸움이 있는 것이 오히려 어쩔수 없이 자연스럽다고도 보입니다.
형제와 한번 틀어져서 평생을 얼굴 한번 안보고 회환을 품고 죽는 사람도 많습니다. 죽기 직전에 화해하는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사는 동안의 속 마음은 얼마나 안타깝고 그러면서 지나간 세월이 아깝지 않을까요! 톨스토이의 소설 첫장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를 빗댄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은 인간의 삶을 어쩌면 이렇게 정확하게 표현했을까요!
내 주변에는 이 책의 저자를 "자기들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는 친북 이재봉 교수를 골수 종북/빨갱이들이 좋아합니다."라고 해석하면서 배척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번 틀어진 미운 형제는 먼저 잘못했다고 나에게 빌기 전에는 절대 안받아 들이겠다는 마음으로는 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자 자신은 '친북'이라고 말합니다.
많은 사람이 통일을 바라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안타까움을 쓴 내용인데 내가 미쳐 생각치 못한 많은 것을 알았습니다. 저자의 마음에서 북한을 가까이 정을 나누고 살아야 할 형제인데 서로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로 인하여 미움의 상처가 너무 깊어져 버린, 그래서 사실상 통일이 멀어지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