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두 집
어쩌다 보니 집이 두 개가 되었다.
하나는 회사와 어린이집, 일정과 책임이 빽빽하게 들어찬 도심의 집이고, 다른 하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바다와 가까운 주말의 집이다.
막연하게 꿈만 꾸던 5도 2촌의 삶을 실현해 보겠다고 본격적으로 움직여 본 적은 없었다. 그러다 분양받았던 오피스텔의 입주일이 다가왔을 때, 나는 덜컥 그 집에서 살아보기로 결정했다.
인생의 큰 결단이라기보다 더 이상 미루는 건 그만하고 싶었고, 아니 뭐라도 해보고 싶던 심정이 더 정확하겠다.
직장 생활 15년 차. 내가 잘 살고 있는 건지, 그냥 버티고 있는 건지, 이대로 살아도 정말 괜찮은 건지,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분주한 도심 집에서는 그런 질문을 할 틈조차 없다면, 공간도 시간도 비워 줄 테니 진지하게 나와 마주해 보기로 작정한 것이었다.
물론 주말집에서도 아이는 여전히 나를 졸졸 쫓아다녔고, 마무리는 늘 두 집 치우는 것으로 끝났다. 그래도 비어진 공간과 시간 사이에 작은 틈이라는 게 생겼다. 그 틈에 나를 조금은 채워 넣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알게 됐다. 삶에는 조금 다른 리듬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걸.
이 글은 두 집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 사이를 오가며 나를 다시 찾아가는 기록이다.
어쩌다 보니 두 집 생활.
도망치지 않으면서
조금 더 잘 살아보려 했던
한 사람의 선택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