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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기고래 May 01. 2024

올림픽이 뭐길래

24 파리 올림픽을 기다리며 21 올림픽을 회상

(21년 7월 올림픽을 보며 쓴 글 바탕입니다)


올림픽이 뭐길래 우리 가슴을 이렇게 뜨겁게 하나...!?

요 며칠 올림픽 보면서 매일 울고 웃고 그러고 있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가 울 때면 나도 같이 운다. 국가대표가 가지는 마음의 부담은 어떤 것일지, 그리고 그 경기가 끝났을 때의 심정이 어떨지 차마 가늠조차 되지 않지만 경기 내내 감정은 누르고 팽팽하게 긴장선을 당기다가 탁! 하고 터져버리는 감정들을 보면 나도 함께 터져버리고 만다.


 엊그제였나 유도 경기를 보는데 외국 선수가 유도 경기 도중에 계속 손에 쥐가 나서 손바닥을 탁탁 치다가 결국에는 경기에서 졌다. 애써 웃으며 이긴 선수와 포옹하고 경기장에서 내려간 후에 아악하고 절규하는 걸 보고 맘이 찢어졌다. 조절할 수 없는 변수로 5년간 쌓아 올린 걸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마음은 어떤 걸까, 노력하는 것 자체가 멋지지만 내가 이만큼 노력했다는 걸 가장 쉽게 보여줄 수 있는 성과 없이 나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어떤 것일까. 마음이 짠하다.


 국적은 대체 무엇인가, 타국에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들으면서 내 마음이 요동치는 이유는 대체 뭐란 말인가!!!!! 관객이 없이는 스포츠는 존재할 수 없다는 말처럼 관중석이 텅텅 빈 올림픽 경기장은 허전하기 짝이 없다. 예전 박상영 선수의 할 수 있다 경기처럼 관중이 선수에게 주는 에너지는 엄청날 텐데, 텅 빈 경기장에서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하는 선수들의 멘탈은 정말 경이롭다. 이토록 보는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주다니, 예술이다 예술.


이번 올림픽 개회식의 메인 테마였던 united by emotion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람을 대면하지 못하고 다들 떨어져서 작은 목소리로 감탄하고 응원하고 있지만 올림픽을 보고 있노라면 같은 나라의 사람들끼리, 또는 같은 스포츠를 플레이하는 전 세계의 사람들이, 더 나아가서는 살면서 한 번쯤 필사적으로 노력해 본 사람들끼리 하나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우리들 모두의 인생살이가 펜싱장이나 수영장, 양궁장 등에서 축약판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만 같다. 이기든 지든 모두가 박수를 받는 모습에서 잠시 위로를 받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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