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한 문장으로 날 표현한다면?
당신은 스스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으리라 생각한다. 직업으로 나를 소개해야 할까? 가족관계로 나를 소개해야 할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나를 소개해야 할까?
다양한 질문들이 떠오르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나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한 문장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을 없을 텐데, 왜 내가 나를 소개하지 못하는 걸까?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 대부분 이렇게 생각한다. 문득 의문이 든다. 내 인생은 정말 내가 통제하고 있는 건가. 직업으로 나를 소개한다고 생각해 보자. 회사의 정체성이 내 정체성을 잡아먹는다. 000 회사 000 대리. 이름 석 자 앞에 회사의 이름이 먼저 들어간다. 가족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부모님의 이름이 내 이름보다 먼저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정말 내 의지로 선택된 것인가? 남들 하는 게 좋아 보여서, 같이 어울리고 싶어서 고른 건 아닌가? 체스를 좋아하는 당신, 친구들과 억지로 어울리기 위해 주말마다 풋살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나를 정의하기에도 빡빡하다. 도대체 나는 누구란 말인가.
주변 사람들 신경 쓰느라 정작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신경 쓸 여유가 없어진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이 보인다. 몇 시간 전 거울에서도 보았다. 썩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건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통해 꼭 돈을 벌지 않아도 좋다.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일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은 영혼의 안식처이다. 돈과는 아무런 연결관계가 없어도 좋다. 친구 따라서 하고 싶은 일을 고를 필요 없다. 운동을 하고 싶다면 오직 나만을 위해 운동할 이유를 찾아야 한다. 게임이 좋다면, 스포츠가 좋다면, 책이 좋다면, 오직 나만을 위해 좋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좋아해서는 안된다. 순수한 열망과 열정이 하고 싶은 일을 물어다 줘야 한다. 나와의 대화가 가능한 일을 찾아야 한다. 남들 앞에 내세울 필요 없는 일, 나만 알고 싶은 비밀스런 취미도 좋다. 내 인생을 내가 살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일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