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구 년 전 저는 인생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서 한국의 집과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모았던 가구와 옷, 수많은 책들과 가전제품들을 모두 정리하고 태국으로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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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곳에서 저는 정말 진지하게 제 삶을 ‘의심’하고 ‘응시’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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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으로부터 도망치려고 떠난 곳에서 오히려 인생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된 것이죠. 그 후제 삶에는 어떤 방향성이 생겨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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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나 내일보다는 지금 이 순간,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며 살기 시작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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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우장에는 투우사와 싸우다 지친 소가 들어가 다시 한번 싸울 힘을 얻기 위해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바로 ‘퀘렌시아’ 예요. 퀘렌시아는 스페인어로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이에요. 구 년 전 그 힘들었던 시기에 태국에서 머문 이후 태국의 모든 공간들이 저에게 퀘렌시아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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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의 카페, 방콕의 루프탑바, 후아힌의 해변 그리고 제가 살던 온눗 콘도의 수영장과 우돔숙역 앞의 노점들, 카오산과 쌈센의 재즈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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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퀘렌시아는 어디인가요? 거실이나 주방도 좋고 집 근처 카페나 도서관, 좋아하는 호텔의 수영장이나 루프탑바, 특정도시도 좋아요. 여러분의 퀘렌시아가 어딘지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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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벌써 한 달이 흘렀네요. 코로나가 지나가고 여전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우리에게는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많은 날들이 있어요. 잠시 쉬어가는 이 시간 동안 나의 퀘렌시아에 대해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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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머물고 있는 요즘에는 여러분들과 만나는 이 채널이 저에게 퀘렌시아예요. 이월의 첫날이 지나가고 있어요. 여러분의 퀘렌시아는 어디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