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
*고래나무는 고대 전설이나 신화에서 등장할 법한 매우 희귀한 동물이다.
5세기 말 고래의 등을 섬으로 착각하여, 그곳에 상륙 후, 미사를 드렸던 아일랜드의 수도사 성 브랜든의 이야기는 이후 11세기 말 여러 서적들을 통해 전해지게 된다. 고래의 이름은 '재스코니어스'라고 전해지는데 많은 학자들은 그 재스코니어스가 수염고래과에 속하는 고래나무였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고래나무들은 다른 고래들과는 달리 등에 나무를 한 그루씩 달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이 서로 공생하는 관계인지 아니면 나무가 고래의 등에 기생을 하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고래나무는 한쪽 코에 붙은 나무로 인해 다른 고래들보다도 훨씬 길고 깊은 호흡을 할 수 있는데, 공기가 없는 물 속에서도 콧구멍과 연결되어 있는 나무로부터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상한다.
나무는 고래가 섭취하고 뱉어내는 일부 먹이들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하는데, 고래가 심해에 들어갔을 때는 고래 또한 나무에 저장되어 있는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수염고래과인 고래나무는 주로 작은 크롤새우나 청어 등을 잡아먹지만 고래나무의 수염 주변에 심해에서 볼 수 있는 해초들이 걸려 있었다는 16세기 네덜란드의 한 기록으로 보아 오랫동안 수면 위로 나오지 않을 경우 해초를 통해서도 영양분을 섭취한다고 예상하고 있다.
고래나무는 3마리에서 많게는 7마리까지 무리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무리끼리의 친밀도가 매우 높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고래나무에 관한 이야기들은 학자들이 다른 고래들을 바탕으로 하는 예상에 불과하며 실제 고래나무를 포획 혹은 오랜 시간 관찰하여 얻은 연구결과가 아니기에 매우 부정확하다. 고래나무에 대한 기록은 다른 고래에 비해 극히 적어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편이다. 그들이 등장하는 기록은 5세기 성 브랜든의 기록과 16세기 네덜란드의 기록, 그리고 19세기에 뉴질랜드 북섬 타코우 만에서 한 차례 발견된 적이 있다는 기록뿐이다.
과학이 발달한 근대 이후에는 고래나무 발견 소식들이 종종 들어오곤 하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남태평양의 작은 섬들 부근에서 발견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어온지 1개월 만에 남극에서 한 차례 발견 보고가 들어왔으며 또 4개월 이후에는 남아메리카 부근인 포클랜드 제도에서, 6개월 뒤에는 북극해에서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들을 고래나무라고 주장하는 이 보고의 동일한 점은 3~7개의 나무가 수면에 떠올랐다 잠겼다를 반복하는 것이 목격되었다는 것이다.
이들의 제보를 종합해서 추정해 본 결과, 고래나무는 다른 고래들보다도 훨씬 더 긴 항로로 끊임없이 이동한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한 마리의 고래가 주로 무리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보고에는 그 흰 나무를 가진 고래가 우두머리라고도 하며 어떤 곳에서는 흰 나무가 아닌 회노란빛의 나무라고 한다.
여전히 다른 고래들도 그 연구가 미약하여 많은 비밀을 간직한 채 있지만 가장 많은 비밀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바로 고래나무일 것이다. 과연 이 고래나무는 언제 우리들 앞에 그 아름답고 고결한 모습을 보여줄까. 또한 역사상 가장 신비스러운 이 무리를 이끄는 고래나무왕의 모습은 어떠할까. 그 비밀이 밝혀지는 날이 언제가 될지 참으로 궁금하다.
*고래나무
: 고래목 수염고래과의 포유류. 몸길이는 13~20m, 몸무게 40~50t으로 추정. 고래나무 혹은 나무고래라고도 불리며 더 이상의 정확한 정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