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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구름 Sep 05. 2016

고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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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시간에 건물 벽 아래 쪼그려 앉아있으면

나를 둘러싼 공기는 이미 밤이 되고 그렇게 나의 고뇌는 시작된다

그동안 내게 배달되어 온 수많은 증거들은 하루는 즐거운 노래가 되었다가

다음 날이면 죽음의 장송곡으로 병들곤 했다


그럼 나는 기형도의 글을 읽으며 그가 한 고뇌를 잠시 빌려본다

당신은 무엇으로 고뇌했으며 누구로부터 진리를 얻었던가

나는 동갑내기의 낯선 고백들을 나의 목소리로 뱉어내며   

그와 함께 방 속 깊숙한 그늘로 여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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